Sicario(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
영화이야기 2015. 12. 12. 14:03 |
※모든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함※
Title : Sicario
Year : 2015
Genre : Action, Thriller, Crime
Production : Black Label Media
Thunder Road Pictures
Distributor : Lionsgate
Director : Dennis Villeneuve
Screenplay : Taylor Sheridan
Cast : Benicio del Toro
Emily Blunt
Josh Brolin
Score : 10 / 10
Sicario 는 '암살자' 를 뜻하는 말이다. 암살자 라는것은 싸움의 전면에 나서는 전사들과
달리 은밀히 접근해 빠르고 깔끔하게 목표를 제거하는 일종의 스페셜리스트 이다.
이 영화는 한 암살자가 자신의 암살작전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끝을맺는 스릴러물
이다...길지만 숨가쁜 호흡으로 가는...
글을 성급하게 시작하게 되겠지만, 일단 나는 감독인 데니스 빌뢰뇌브(캐나다 퀘벡출신이라
성이 불어식 일텐데....불어를 몰라 그냥 아무렇게나 표기한다)의 시간과 시퀀스를 다루는
센스에 찬사를 보내는 바 이다. 원래 이 영화는 다른건 전혀 기대도 안했고 내용에
관해서도 아는게 없었지만. 시카고에서 가을에 개봉할 당시 봤던 포스터에 조쉬
브롤린과 베니치오 델 토로가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관람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관람이 귀국이후로 늦춰지게되 12월 한국에 개봉하게
되어서야 보게되었다. 보통 이렇게 맹목적인 기대로 보게되는 영화들로부터는
실망하게되는 경우가 다반사 였지만, 이 시카리오 만큼은 기대를 몇배는 뛰어넘어
정말 오래간만에 스크린에서 라이브로 맛볼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해준 작품이었다.
미리 언급한대로, 이 영화는 암살자(공식적으론 '파견특수요원' 정도되는)인 알레한드로
(베니치오 델 토로)를 주축으로 플롯이 전개되는(하지만 처음엔 그렇지 않아 보이는)
양상이지만, 일단 전면에 내세워진 주인공은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메이서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때 영화의 진 주인공은 알레한드로 이며, 결국 관객이든 주인공이든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되는것이 영화의 포인트다(더불어, 좋은연기와 캐릭터를
보여준 조쉬 브롤린 이지만, 극의 성격상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이었던것 만큼, 아쉬움
도 남긴했다).
이 영화는 여자이자, 원칙과 정의를 중시하는 주인공을 철저히 이용하고 짓밟는것으로
현실세계의 야수들에 대한 저항이 얼마나 덧없고 무력한가를 있는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에 레이디 퍼스트 라거나 여성배려 라는것 따위는 없다. 아니 그 어떠한
성도 없다. 그냥 개인이 가진 생존능력과 기질만이 있을 뿐이지 그 개인이 남자든 여자든
그런것은 상관이 없다. 단지 개인들의 능력에 따른 철저하고도 무감정한 처우가 있을뿐이다.
어찌보면, 잔인하고 비정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양성평등의 실현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버(조쉬 브롤린)와 알레한드로의 요원세계는 'Gender neutral' 이다.
나는 이것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안티-페미니즘적 코드로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아닌 기우를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때, 이런식의 연출에는 초법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으면 언젠가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싸움에서 인간적
동정심 따위는 늑대들의 소굴에서 살아가기엔 사치스러운 것일 뿐이라는것을
다소 불친절하게 표현하고자 한 의도 아니였을까 추측한다.
덧붙여 이런 비인간적인 전개는 감독의 씬과 씬사이의 간격과 호흡을
적당히 길게 유지하는 연출로 극대화 된다. 이 영화는 화려하거나 과격한
액션은 전혀 없지만 상영하는 두시간내내 정말 한시도 시선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과 긴장감이 분위기에 어두운 운치를 더한다. 적당한 템포와 헤비하고도
비트위주의 배경음악도 흐름에 긴장감을 더한다. 시나리오 자체는 굉장히 미니멀
한것같다. 사실 따지고보면 별 내용도 없고 가슴을 탁 치는 대사도 없지만 그 단순함이
뭔가 꽉찬것 같다는 느낌이다. 거기다 간혹 들어가 있는 아주 은근한 유머와 여유가
남자들의 세계를 어찌보면 더 건조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다.
한마디로 말해 여러박자가 골고루 잘 맞아떨어진 수작 스릴러 영화였다.
게다가 베니치오 델 토로의 육중하고 맛깔나는 스페인어 대사를 많이 들을 수
있다는것 또한 이 영화의 별미다. 그래서 나에겐 이 영화가 10점 만점에 10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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