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ker, 2019

영화이야기 2019. 10. 5. 19:21 |

 

 

 

 

 

 

 

 

 

※모든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함

 

 

 

 

 

 

 

 

 

Title : Joker

Year : 2019

Genre : Crime / Thriller / Super Hero

Production : BRON Studios

DC Films

Joint Effort

Village Roadshow Pictures

Distributor : Warner bros.

Director : Todd Phillips

Screenplay : Todd Phillips

Scott Silver

Cast : Joaquin Phoenix

Frances Conroy

Robert de Niro

Zazie Beetz

Brett Cullen 

Score : 9 / 10

 

 

 

 

 

요즘 영화제의 화두는 양극화 인것같다. 이미 우리영화 기생충이 한국사상 최초로 깐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바가 있고, 이 조커 또한 얼마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기때문이다. 양극화 얘기부터 꺼낸이유는 이 영화도 수퍼히어로 영화의 탈을 쓴 양극화 영화이기 때문이다.

 

조커는 DC코믹스의 간판시리즈중 하나인 배트맨에 등장하는 주요 악당캐릭터이자 배트맨의 숙적이라 알려져

있다. 조커는 그냥 악당캐릭터임을 넘어서 배트맨 시리즈에서 최고, 최악의 빌런이자 서브컬처계에 전반적으로

떨치는 그 인기와 위용이 실로 대단하기에, 이러한 종류의 빌런캐릭터들은 영어로 '수퍼빌런' 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조커의 모습은 그런 '수퍼'한 모습과는 전혀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희대의 악당 조커가 조커가 되기이전의 삶과 어떻게 그가 조커로서 거듭나는지를 집중조명한다.

본래, 배트맨 프랜차이즈의 그 어떤 시리즈 에서도 조커의 출신은 불명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팀 버튼의 조커는 영화에서 '잭 네이피어' 라는 본명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코믹스 에서도 극히일부 시리즈

에서나 그의 기원을 다뤘고 영화에서는 시도된적이 없었다. 2019년의 조커가 흥미로운점중 하나다.

영화가 더 흥미로운 점은 교활하고 영악하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어떤 위험한짓도 서슴지않는 범단수괴 조커로서의 모습과 달리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의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근근히 사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 또한 정신이 온전치않은 최하층민의 모습을 그리고있다.

 

아서는 한번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인물인적 없어본채 온갖 멸시를 당하며 그의 상담사라는 사람도 도움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마저도 복지예산의 축소로 없는게 되버리며 양극화에 분노하다못한 고담 하층민들은

폭동을 일킨다. 시장으로 출마한다는 토마스 웨인은 오만방자하고 선민의식 가득한 그저그런 부자들중 하나일

뿐이다. 이런상황에서 아서의 자아붕괴와 세상을 향한 복수심은 '나라도 그러겠다' 라는 연민의 감정을

자아낸다. 그렇게 괴물이 된 아서는 결국 '조커'로서 각성하게되고 살인마의 길을 걷는다.

 

영화는 아서로서의 아서와 조커가 된 아서의 이행으로써 진행된다고 봐야하는데 인물이 형성되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성격의 변화는 호아킨 피닉스의 인물해석과 더해져 영화의 백미가 된다.

출생의 비밀을 깨닫고 연애도 망상이었음을 깨달은 아서는 모친(?)을 살해하고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직장동료도 죽인다. 그는 이제 더이상 신경약도 복용하지않는다. 자신의 행동과 동기에 확신이 있고 주저

하지않는 모습이다. 우연히 살인을 하고난뒤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혼자 허름한 화장실에서 춤을 추던

아서와 달리 계획된 살인을 하러가는 조커의 탭댄스는 가볍고 즐겁다. 그저 불쌍하기만 했던 아서는 빌런의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이다 결국에는 코믹스에 나오는 우리가 아는 조커의 그 모습에

상당히 근접해있는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억눌려있던 아서의 내면을 표현하는데있어 호아킨 피닉스라는

재료는 적절히 사용되어진다. 잭 니콜슨의 조커는 우리가 아는 코믹스 원전에 가장 가까운 조커이지만 그래서

실제라고 느껴질만한 위협성이 없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잭 니콜슨 보다는 훨씬 더 사회적이고 감정의 분출이

적극적이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아서는 다른의미로 사회적이면서 그의 목소리와 감정은 의도적으로

억눌려있다 그리고 조커가 된 아서는 훨씬 더 명쾌하고 확신에 차 있다.

 

이렇게 다른 두 캐릭터를 창조한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나를 이렇게 만든건 니들 사회탓이야!!" 라고 외치는

순간 그 특유의 힘을 잃는다. 양극화를 이야기 하는데 왜 조커여야 하는가 혹은 조커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두 주장 모두 설득력있고 의미있다. 하지만 '조커'라는 엄청난 후광이자 짐 이라는 두 무게를 양어깨에

짊어져야했던 토드 필립스의 조커는 결국 수퍼빌런을 가지고 사회문제얘기를 하려고 했던것이냐 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점이 있다. 물론, 탄생한지 반세기가 훨씬넘는 빌런캐릭터가 시의성을 가지려면 현재의 관객들이

이입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의문의 약품에 노출된후 미쳐서 악당이 됐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는

약하다. 하지만 직접적인 '말'로써 사회고발을 하는 빌런은 이미 진부하고 지루하다. 그 사회고발 이라는것이

지금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문제라 공감대가 있긴하지만 조커의 고발은 계급갈등과 불운한 과거라는 배경보다

좀 더 내밀하고 개인적인 동기와 행동으로부터 출발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이 배트맨 이라는 IP가 가지는

특유의 매력이 '사회'라는 토양에 더 잘 스며들었을 거라는 사견이다. 아니라면 사실 이 영화는 '조커'가 아니라

그 자리에 누굴 끼워넣어도 말이되는 영화이다. 뭐 그게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이 영화는 못만든 영화인가? 절대 그렇지않다. 오히려 아주 잘만든 영화이다. 감독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를 이야기 하면서도 영화 말미에 시민폭동으로인해 고담에 두마리의 괴물(배트맨, 조커)이

탄생하는 순간을 대치하면서 이 영화가 그래도 코믹스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는 않고있다.

이 영화가 왜 잘된영화인지 설명하는건 지금 나와있는 수많은 찬사들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것만큼이나

지루하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아서 플렉은 나를 서글프게 만들었고 그게 싫었다. 그래서 아서가 조커가 되어

폭도들의 영웅이 되고 아캄 어사일럼에서 상담사(사실 이 인물이 원전처럼 할리퀸 이기를 내심 바랐다 물론,

그럼 영화가 안돼지만...)를 죽이고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안도했다. 조커는 그래야 하니까.

마냥 불쌍하기만하면 조커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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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Blade Runner 2049

Year : 2017

Genre : Drama, Mystery, Sci-fi

Production : Alcon Entertainment

              Columbia Pictures

                     Bud Yorkin Productions

        Torridon Films

              16:14 Entertainment

Distributor : Warner bros.

                  Sony Pictures

  Director : Denis Villeneuve

   Screenplay : Hampton Francher

               Michael Green

  Cast : Ryan Gosling

           Harrison Ford

          Anna de Amas

           Sylvia Hoeks

         Robin Wright

          Jared Leto

           Mackenzie Davis 

    Score : 9.5 / 10

 

 

 

 

언제봐도 스펠링 참으로 복잡한 드뇌 벨뇌브 감독의 SF신작 블레이드 러너 2049는

 

Philip K. Dick 이 68년 출간한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한

 

82년 '블레이드 러너'의 정신적/물리적 계승작이다. 2049라는 숫자에서 보이듯,

 

영화의 배경이 서기2049년이다. 그런데 아무리 짱꾸를 굴려봐도 2049년에

 

영화에 나오는것같은 기술수준이 사회에 구현되진 않을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를 전반적으로 꿰뚫고있는 인간/인조인간 혹은 인공지능에

 

대한 고민과 주제의식은 지금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상과

 

기술적 토론에 기반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그 상상과 토론 이라는것은

 

결국 '인공지능과 합성인간은 어디까지 인간적일 수 있으며 그들을

 

어디까지 인격화하고 대우해야하는가...그리고 진정 인간과 인공생명체를

 

구분하게 만드는 기준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영화가 줄곧 주인공인 K(혹은 조)를 통해서 탐구하고 있다.

 

개봉당시, 흥행에도 실패하고 평론가들로부터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수년간의 재해석과 '사이버펑크' 라는 서브컬쳐의 탄생에

 

영감을 불어넣음 으로써 회자되고 있는 전작에서도 이 주제의식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데, 그만큼 사실 본작에서 다루고 있는 질문의

 

본질은 이미 고루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위 4차산업혁명시대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에서는 전작에서 담지못한 인간과 인조인간의

 

감정적 융합, 인조인간의 인간화된 정신세계를 영상예술과 조형미로써

 

구현해내고 있다. 하지만 영상에만 치중할 정도로 드뇌 벨뇌브 감독이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벨뇌브 감독은 언제나 주제의식과 시각적 미학을

 

개연적으로 융합해 내는 작가이다.

 

결국 블레이드 러너 2049 에서는 주인공 K의 자아를 인식한 존재로서의

 

거듭남을 그의 여정으로써 보여준다. 그리고 그 존재의식 이라는것은

 

그냥 단순히 자각한 자신이 아니라 의롭고 정의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라는 함의를 담고있다(이 부분에서는

 

전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던

 

두 레플리컨트 헌터인 데커드와 K는 그 자아찾기의 여정을

 

동시에 같은 지점에서 완결한다. 데커드에서 시작된 의로운

 

존재로서의 '인간' 이라는 자기인식은 K의 손으로 전달되어

 

그의 희생으로 완결되게된다. 35년의 오랜세월을 관통해 벨뇌브

 

감독은 데커드에게 존재가치를 헌정함으로써, 그리고 비록 그 자신의 탄생적한계

 

 를 넘어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던 K를 순교자화 함으로써,

 

감독 자신의 존경과 연민의 감정을 비인간 인격체 레플리컨트들 에게

 

투사하는 것으로 시리즈의 훌륭한 계승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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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밀정(The Age of Shadows)

Year : 2016

Genre : Drama, Thriller, Action, Period drama

Production : Warner Bros. Korea

           영화사 그림(주)

Distributor : Warner bros. Korea

  Director : 김지운

   Screenplay : 이지민

                    박종대

  Cast :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츠루미 신고

             이병헌 

    Score : 7.5 / 10

 

 

 

 

 

 

 

 

작년부터인가 부쩍 일제시대 혹은 독립운동 관련한 영화들이 자주 극장가에서 보이고있다.

 

그도그럴것이, 대한민국 사람들에겐 어찌보면 영원히 잊혀지지않을 역사적 기억인것과

 

동시에 언제나 청산하지 못한 아픔과 과거때문에 우리들을 옥죌 수 밖에없는 역사이기에

 

창작인들의 입장에서도 이건 언제나 소스가 될 수 밖에없는 소재이기 때문인것 같다.

 

게다가 잘만 요리하면 일항독립군 이야기는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게릴라'

 

스토리다. 라틴아메리카 혁명을 주도하고자 했던 체 게바라의 게릴라전 이야기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것이다. 올해에 국산영화중 이 시대를 배경으로한 영화가 여태 총 몇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밀정을 포함하여 난 세개의 작품을 보았다. 제일 첫번째것이 박찬욱감독의

 

'아가씨' 이고 두번째가 '덕혜옹주' 그리고 세번째가 이 '밀정' 이다.

 

덕혜옹주는....따로 리뷰를 쓸 가치를 못 느낄 정도로 매우 실망한 영화였기에....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가씨는 본인이 본 블로그 리뷰에서 극찬한바 있으므로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이 밀정.....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얘기하자면.....개인적으로 봤을때 이 작품은 컨셉이 모호한 영화이다.

 

즉, 다시말해 감독은 인물이 처한상황에서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감정변화와 그 속을

 

위태롭게 넘나드는 순간의 서스펜스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다음의 김지운감독 스스로의 연출의 변을 보자.

 

 

"친일 또는 항일의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어느 한쪽으로 발을 내디뎠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인물이 그 경계 위에서 줄타기하는 모습들이 흥미로웠고

그 인물들의 박진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시대가 사람들을 어떻게 압박했는지, 어디로 몰고 가는지

시대의 가속을 받는 인물들의 감정적 과정과 어두운 내면의 행로를 시대적인 공기와 함께 다루려고 노력했다." 

Read more: http://www.nocutnews.co.kr/news/4657963#csidx301dfcb4ab21d79bebc87bd50cf32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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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점에서 김지운 감독은 실패했다고 보는 바 이다.

 

이런면모는 특히 이정출이 친구를 가장해서 김우진에게 접근할때나 혹은 정체를 들키고나서

 

이정출이 독립군의 이중스파이가 된후 그들의 작전에 가담할때 두드러진다.

 

늘어지는 전개와 구태의연한 표현방식....캐릭터의 성격이 전환되는 순간순간의 어색함...

 

특히, 영화후반 기차내부씬에서는 아예 영화전체가 뭔가 처지고 지루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런류의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정체의 모호함에서 비롯되는 불안함에서 비롯된 스릴감, 그리고

 

그것에 말미암은 플롯전개상 흥분감을 느끼게 하는게 어찌보면 진부하면서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인데,

 

이 부분에서 감독이 좀 헤맨것은 아닌가 라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해본다.

 

바로 이런 어색함과 맞물려 배우들 연기의 어색함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흠집을 내는 요소라고 본다.

 

공유의 김우진은 솔직히 이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고 보여줘야하는것의 절반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했고 어색했다. 바로 그 덕분에 상대역인 이정출의 송강호도 동귀어진 되버리는 괴랄한 상황이

 

펼쳐진다. 지금, 송강호가 이 영화로 인해 '대한민국최초 1억관객동원 배우'라는 대기록을 달성,

 

언론, 대중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데.....솔직히 난 근래 송강호 출연작들중에서 송강호가 가장

 

힘을 못쓴 영화가 이 밀정인것 같다. 그리고 그 책임의 최소 50%는 공유에게 있다고 본다.

 

다른 조연들의 연기적 커뮤니케이션도 그다지 매끄럽지가 못했던것 같다.

 

이것이 개인역량의 문제인지 디렉팅의 문제인지 혹은 캐스팅의 문제였는지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이 알 수 있으리라.......그 와중에 엄태구의 하시모토는 영화에 그나마 활력과 유머를

 

불어넣어줬다. 현재 이 영화로 인해 그가 주목받고있는 분위기는 그래서 수긍이간다.

 

그래도 캐릭터의 특성상 좀더 다크한 에너지를 발산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병헌....나는 정말 이병헌 이야말로 이 영화의 심폐소생술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보는 바 이다. 특별출연이었고 분량도 많지않았지만 그가 나온 장면마다 압도됐고

 

매료됐다. 이병헌은 밀정에서 완벽한 신 스틸러였고 삐걱거리는 영화전반을 매끄럽게 해준

 

WD40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헌데....이 영화는 연출적으로 완전 망한영화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항상 김우진 감독이 한국의 '가와지리 요시아키' 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가와지리 감독은

 

실사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감독이긴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쉽게 '피, 폭력, 섹스' 세가지

 

코드로 설명될 수 있고, 그렇게 유명해진 인물이다. 김지운 감독도 기본적으론 그 스타일을

 

타는 감독이라고 본다. 김지운 감독의 모든작품들이 다 그런건 결코 아니지만 설사 전혀

 

그렇지 않은 영화들이라 하더라도 찰나의 순간 그의 고어적이고 원색적인 폭력과 성에대한

 

순수한 집착이 터져나오는 때가있다. 그것은 김지운감독이 가지는 특유의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밀정에서도 그 부분이 드러나는것이 영화 극후반, 특히

 

대원들이 기차에서 내리고나서부터이다. 역사내 전투씬 이후로 나는 '아 이제야 영화가

 

좀 풀리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감독의 장기(?)인 연출이 드러나서인지 여하튼

 

물만난 고기같은 느낌......아마도 김지운 감독은 밀정을 자신의 연출세계에 있어 일종의

 

과도기적 작품으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앞서말한 그 어색함과 서투름이 이런

 

일련의 변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보여지는 일종의 '균열' 같은 것일 수 도 있겠다.

 

그렇게 따지고 본다면 이 밀정은 완성도면에서 김지운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면은 분명히 있지만.....그러한 내적이고 연출적인 갈등선상에서 얻어낸 결과물로써는

 

나쁘지않은 포석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찌됐든 대중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2016년 9월 29일 현재 누적관객수 700만을 돌파한 흥행작이 됐으니, 이러니 저러니해도

 

김지운감독 스스로는 그냥 이 결과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면 될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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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함

 

 

 

 

 

 

 

 

 

Title : 아가씨(The Handmaiden)

Year : 2016

Genre : Drama, Thriller, Comedy, Romance

Production : Moho Film

                 Yong Film

Distributor : CJ Entertainment

  Director : 박찬욱

   Screenplay : 박찬욱

                     정서경

Sarah Waters(Original book)

  Cast :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Score : 10 / 10

 

 

 

 

 

 

 

 

이글을 쓰는 시점이 현재 2016년 8월 21일이다. 그러니까 이 '아가씨' 라는 영화가 개봉한지

 

2달도 훨씬 더 지난 시점에서 쓰는 리뷰인것이다. 이런정도의 화제작에 대한 감상평을

 

이렇게 늦게 남기는건 이미 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의견이 시장에서

 

교환되다못해 이미 사람들이 이 영화를 더이상 화재삼지 않을 즈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늦게 남기지 말란법도없고 누구보라고 쓰는글도 아니니까 상관없다.

 

그런데 왜 이런 변명같은 사족을 미리 붙여놓느냐....바로 그 이유가 내가 이 영화로부터

 

느낀 감상과 일맥상통하는면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선뜻 글을 쓰게되지 않았다.

 

나는 원래, 최신개봉작을 관람했을경우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글을 쓰는 편이다.

(리뷰를 남기고자 했을경우에)

 

그런데 이 아가씨라는 영화의 리뷰를 두달반도 더 지난 시점에서 쓰는 이유는

 

영화를 보고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말은 어찌보면 영화연출자 입장에서 최저, 최악의 욕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라는 의미는 세간에 익히 알려져있는

 

그런 뜻과는 매우 다른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본날, 영화관 스크린을 떠나는 바로 그 순간

 

모든것을 하얗게 불태우고, 산화시켰다. 그만큼 영화에서 느꼈던 에너지는 엄청난것

 

이었다. 아가씨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영화이고 얼마나 뛰어나고 또 얼마나 장점이

 

많은 영화인지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준 순수한 미쟝센의 에너지에 감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영화는 일단 화려한 비주얼적 요소를 매우잘 정제(혹은 잘 절제)

 

해서 영화시작부터 종반부까지 시종일관 유연하게 깔아놓는다. 특히,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 항상 특징적으로 보여지는 초현실주의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색채는

 

시종일관 시각을 자극하면서도 또한 그 특유의 교태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든다.

 

그리고 어느새부턴가 박찬욱 감독은 작품에서 '시선' 이 주는 교묘한 불편함과

 

관능적인, 혹은 에로티시즘을 카메라 워크와 편집을 통해 미쟝센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번 '아가씨'를 통해서도 그 오묘함이 매우 특징적으로 잘 드러나고있다.

 

거기에...두 여배우들의 비주얼..정말 이 영화는 일종의 미학적인 면에서 '미모의 승리'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김민희가 보여주는 압도적이면서도 마치 그림같은 잘

 

짜여지고 자로 잰듯한 정교한 아름다움은 캐릭터의 미스테리함과 매력을 몇배로

 

증가시켜준다. 김태리의 순수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까져보이는 친근함....그리고

 

확 시선을 끌지 못하면서도 계속 보게되는 매력적인 얼굴에서 은근한 색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둘이 보여주는 레즈비언 섹스신은 그야말로 인간의 이성이나 역사,

 

합리주의 따위는 배제된, 가장 원초적이고 호기심어린 성적 갈망 그 자체였다.

 

마치 첫경험을 하는 어린아이들이 그냥 그 교감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 행위에

 

몰두하는듯한 것이었다. 물론,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남성중심주의의 왜곡된

 

성적욕망의 도구가 되어버린 여인의 성적이고 자주적인 해방을 그려내는것 같다.

 

하지만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는....박찬욱 감독이 진정으로 그려내고

 

싶었던 '해방' 이라는것은 그 날것같은 레즈비언 섹스신에서 압축되어 보여진다고

 

믿는다.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순수하고 본능에 가까운 성적 호기심....

 

내가아는 어떤 평론가는 박찬욱을 가리켜 '미쟝센 이라면 역사의 아픔따윈

 

얼마든지 싸잡아 자기자신의 제물로 써버리는 사람' 이라했다.

 

그 평론가는 박찬욱에 대해 절반은 아주 잘 파악했고 나머지 절반은 매우

 

그르게 파악했다고 본다. 만약 그말이 사실이라면 히데꼬와 숙희가 단둘이

 

사랑의 도피를 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난 박찬욱 감독이 좋고 이 영화가

 

좋았다. 박찬욱 감독은 어떤의미에서 참으로 여자좋아하는 사람인것같다.

 

물론, 실생활에서 여색을 얼마나 밝히는가 아닌가는 내가 알지도 못하고

 

알바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세계에서 보여지는 '여자' 라는 소재를

 

놓고 봤을때, 박찬욱 감독은 진정으로, 어찌보면 게걸스럽게 '여성' 이라는

 

존재가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탐식하려는 사람같아 보인다.

 

그래서 어느순간분터 그의 영화의 주인공(혹은 스토리의 키 캐릭터)이

 

여자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보는 순간 더이상 아무

 

생각도 할 필요없을 정도로 무언가 충족된 느낌을 받았고, 딱히 그 감상을

 

빠른시일내에 글로 옮겨야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세간에 이 영화의 난해함에 대한 볼맨소리들과 지나치게 직접적인 성적

 

묘사에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정말

 

좋은의미로 단순무식한 영화이며, 오히려 성적으로 문란한 선입견을

 

가지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 영화의 성적스타일에 불평을 한다고

 

생각하는 바 이다. 나는 박찬욱 감독이 이제야 정말 자신이 하고싶고

 

하고싶었던 작품을 만든거라는 생각이 들고, 제발 다른사람들의 입방아에

 

주눅들어 지금하고있는 것들을 멈추지 말았으면 하는 바 이다.

(물론, 투자자들의 입김은 작용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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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함

 

 

 

 

 

 

 

 

 

Title : 곡성

Year : 2016

Genre : Horror, Thriller, Mystery

Production : 사이드미러

Distributor : 20th Century Fox Korea

  Director : 나홍진

   Screenplay : 나홍진

  Cast : 곽도원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황정민  

    Score : 9.5 / 10

 

 

 

 

 

 

 

 

 '추격자'와 '황해' 로 존재감을 부각시킨 나홍진감독의 세번째 장편인 '곡성'은 일반개봉전

 

언론시사회등으로 평론가들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아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2016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중 하나였다.

 

 

이글을 쓰는 시점이 밤 9시20분시작 영화를 보고 집에와서 잘시간을 훌쩍넘긴 새벽녘이다.

 

굳이 이 늦은밤의 끝을 붙잡고 있는 이유는 이 영화에 대한 글을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이

 

들것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이 영화의 마력은 대단한것 이었고, 개봉전 오히려

 

평론가들의 일관된 찬사가 되려 이 영화가 일반관객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할것 같다는

 

기우섞인 의심들을 불식시켜버릴 수 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여러가지 석연치않은

 

구석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도 재밌다고하지 않는다면 그런사람에겐

 

그 어떤 영화를 보여줘도 소용없을거라 자부할만큼 이 영화는 파워풀하다!).

 

일단 거두절미하고 영화의 굵직한 특징부터 얘기해보자면 일단은 호러영화인데

 

여러가지 호러의 서브장르가 뒤섞인 장르영화의 특성이 있다(엑소시즘, 좀비물, 슬래셔무비

 

등등등....). 그리고 여러가지 종교적, 주술적, 오컬트적인 상징과 장치들이 다수있는데

 

특이한것은 때때로는 동서양 종교경전이나 전설등에 나오는 심볼들이 약간 일관성

 

없이 배치된다든가 하는 특성도 있는데, 이건 감독이 혼돈의 잡탕으로 영화속

 

곡성군을 만드려고 했던 의도였다고 보여진다. 매니악한 장르영화적인 특성외에도

 

스릴러영화로써 상당히 서스펜스와 스릴넘치는 구성과 진행을 보여준다.

 

이전의 나홍진 감독의 영화들처럼 빠르지 않지만 은밀하면서도 끈덕지게 움직이는

 

카메라워크는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종구(곽도원)가 파출소 정전당시 문앞에서

 

목격한 미친여자를 밝은날 친구들앞에서 설명하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쓸데없이

 

종구의 뒤에있는 유리문을 화면에 크게 차지하는 구도로 잡는데...이런것에서

 

관객은 뭔가가 그 유리창 너머로 튀어나오지 않을까하는 불안에 휩싸인다.

 

스릴러로써의 장치는 이것이 하나의 예일뿐, 이러한 요소들이 영화곳곳에 많이있다.

 

또하나 시각적으로 특징이랄만한 요소는 컬러감이다. 이것은 전작인 황해에서도

 

동일한점 이었는데, 촬영기법이든 후반작업시 색을보정을 했든, 전반적으로

 

그레이 스케일의 우중충한 화면톤은 의도적이었다고 보여지며, 영화의 음산하고

 

우중충한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어찌나 우중충한지 피색깔 마저도 잿빛이 돌

 

정도.....피 얘기하니까 또 황해와의 공통점 이지만 참 피가 많이도 나오는 영화다.

 

이것은 일종의 슬래셔 무비의 영향력 일 수 도 있겠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굿 씬에서 보여주는 교차편집, 스토리상

 

정체가 불분명한 선악의 구도 그리고 보는이가 놀라게끔하는 장면이 일정한

 

호흡을 사이에 두고 반복되는 점등을 볼때, 관객을 잠시도 편안하지 못하게

 

쥐었다 흔드는 장치들은 감독의 흥행사로서의 면모를 아주 잘 보여준다.

 

 

 

 

또하나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었던 것은 이 영화가....특히 중반까지

 

우리가 어릴적에 종종 듣고자란 귀신이야기를 듣고 느끼는 공포감과 호기심을

 

바로 어릴적에 느꼈던 그 감성 그대로 자극하는면이 있다는 것이다. 꼭 그런류의

 

귀신이야기가 "이건 할머니가 어릴적에 들은얘긴데....할머니살던 시골마을

 

뒷산에 있는 외딴집에....." 라는식의 레퍼토리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의 흑막이라 할 수 있는 외지인(쿠니무라 준)의 거처도 마을에서 좀 떨어진

 

산중에 있는 외딴집 이었다. 근데 웃긴건 아이들은 귀신이야기를 듣고

 

공포에 떨면서도 돌아서면 또 얘기해달라고 조르곤 한다. 공포이야기는

 

감정의 고통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감각적인 쾌락을 유발한다. 아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계속 찾는것도 그 이유다.

 

감각적인 쾌락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붙이는 사족이지만 나는 이 영화의 흥분감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박수무당 일광(황정민)의 굿판씬에서 일종의 성적흥분 비슷한

 

것도 느껴졌다. 아마 긴장감 이라는 측면에서 스릴, 성적흥분, 공포감은 유사한

 

정신적인 작용이 있을것 같다는 개인적인 믿음 때문이지만(슬래셔 무비에서 꼭

 

쭉빵한 미녀들이 등장하는건 뭔가 이유가 있다....그리고 그녀들이 잔인하게 살해

 

당하는 부분에선 뭔가 내 입으로 말하기 위험한 페티시 그 비슷한 것들도 분명

 

영화적 언어로써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 아마 굿씬에서 자극적이고 긴장감 고조되는

 

 장면이 연속되고, 특히 데스메탈 투베이스드럼의 트윈페달 연주를 방불케하는

 

꽹과리, 장구소리는 사람의 감정적 템포를 더욱 몰아치는 효과가 있다.

 

아마 그 장면에서 아주 질펀하고 거칠게 섹스를 하는 남녀의 영상을 교차편집

 

했더라도 분위기에 상당히 어울렸을 것이다. 그렇다. 여러가지 이유로든 뭐든

 

나홍진 감독은 사람의 감각과 감정을 총체적으로 카오스 상태에 돌입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것 같다.

 

 

 

한가지 좀 의아스러운것은 나홍진 감독이 이번에도 흡사 '제노포비아' 라고도 할 수 있는

 

외국인 혐오적 코드를 영화내에서 드러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황해에서는 연변족을, 이 영화에서는 일본인을 타겟삼아 그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그려내려고 한것같지는 않다. 이 감독이 그런 소재로 이런 영화를 만들정도로

 

멍청하고 센스없는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를 1차원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나홍진 감독의 영화를 인종차별주의 영화라는 식으로 곡해할 수 도 있겠지만

 

내가 볼적엔 감독은 어떤 특정한 도덕적 가치관을 중심으로 다른 특정한 사상이나

 

사고방식을 비판하거나 그에대한 문제제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부인에게

 

막연하게 가지는 의심이나 혐오의 감정이 본연한 인간의 감정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 그자체를 그냥 처연하게 보여주려는것 같다.

 

여기에서 '의도' 가 뭐냐 혹은 '메시지' 가 뭐냐라는 질문은 나홍진 감독 같은사람에게는

 

대답하기 귀찮거나 대단히 유치한 것일 수 도 있다. 이 영화는 작은시골마을이라는 대단히

 

제한되고 고립되어있는 공간에서 막연한 의심이라는 감정으로인해 주인공 종구가

 

악마도 됐다가 나약한 인간 아버지도 됐다가하는 영화이다. 영화마지막에 일본'오니'로

 

정체가 밝혀지는 외지인은 일단은 마을 가까이 사는 '일본놈' 이라는 설정으로써,

 

결국은 믿을 수 없고 어딘가 수상쩍은 외부인이라는 것인데....왜 하필 '일본인' 으로

 

설정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외지인이 감독의 의도대로 어떨때는

 

흑막인것 같다가 또 어떤때는 수호자 인것처럼도 보여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무명(천우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의심이라는 감정으로 말미암아 현혹된 인간들로 인한 선악의 모호함은 말하자면

 

민간설화에 등장하는 귀신들이 부리는 '귀신의 농간' 이라는 장치를 재치있게 감독이 영화적

 

상황과 환경조성에 사용한 것이다.(어찌됐든 외지인이나 무명 둘다 귀신인건 맞으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귀신인지는 몰라도....) 또한, 이 영화는 도입부의 성경구절이나

 

마지막에 오니의 모습을 보여준 외지인의 손바닥 성흔...그리고 무명이 닭이 세번울때까지

 

집으로 가지말라는 경고 등등에서 보여지듯, 무속신앙외에도 의외로 기독교색채가

 

강한영화다(외지인이 자신의 집에 차린 사당에서 등장하는 검은 염소의 머리는

 

사탄의 상징인데.....이게 사탄교에서 비롯된 상징인지 기독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탄도 기독교에서 언급하는 신의 대적자 이므로.....). 기독교적 색채 그자체로

 

의미가 있다기보단, 여러 오컬트적 설정들이 섞여있는데, 그것으로인해 마을의 혼란한

 

상황과 의심과 불신이라는 인간적 저열함이 더욱 부각되는 장치인것 같다.

 

 

 

영화는 결국 어떤 뚜렷한 결론이나 해결점을 보여주지않고 끝난다. 그렇다고 대놓고

 

뚜렷하게 열린결말이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어쨌든 다같이 좆되고 영화는 끝이난다.

 

그런면에서 찜찜하다고 지적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것은

 

나에게 있어 단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좀 실망했던건 황정민의 존재감 이었다.

 

영화에서 황정민이 등장하는 씬은 다합해도 얼마되지 않는다. 게다가 등장도 매우늦다.

 

하지만 그것자체가 문제의 소지는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씬 스틸러는 뒤에 등장하고

 

간간히 나오는 장면에서도 사람의 이목을 끄는법 이니까(그리고 실제로 영화에서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차지하는 포지션도 좀 그런쪽이다). 하지만 뭐랄까, 그렇다고

 

하기에 그의 존재감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고 좀 어중간했다. 연기는 훌륭했으나

 

뭔가 확 이목을 끄는 매력이나 몰입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지금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큰 티켓파워를 가진 황정민 이라는 배우가 소화해내는

 

살인적인 스케쥴을 생각할때, 자신의 분량이 그리 크게 차지하지않는 영화의

 

캐릭터에 그렇게 크게 몰입하기란 쉽지않은것 이리라.....하지만 나는 그의

 

굿판씬에서 보여준 근면성(?)에는 찬사를 보낸다. 여하튼 그래도 그의 캐릭터는

 

아쉬움이 좀 남으므로, 이 영화에 10점만점에 9.5점을 주었다(그만큼 그 배우를 좋아하고

 

기대했다는 얘기다).

 

 

 

나는 정말 오랫동안 이 호러영화라는 장르에 관심을 끄고 있었고, 그건 전적으로 어설픈

 

호러영화를 만드는 영화계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이

 

지금 호러영화계가 죽어있는데 자기의 영화를 통해서 장르영화로써 호러영화가

 

되살아날 수 도 있다고 했다. 나는 이 거대한 하나의 서브장르의 오랜 침체가 나홍진감독

 

한사람 으로인해 되살아 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단언컨데 이 영화

 

하나만 놓고본다면 20세기이후 호러영화의 진정한 재림이라고 주장하는 바 이다.

 

그만큼 보는내내 쫄렸고 또한 흥분했다. 요즘 영화티켓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한 세번봐도 돈이 아깝지않을 영화였다. 그리고 나 또한 최소

 

한번은 더 볼 예정이다. 어느샌가 나도 어릴때 재차 무서운얘기를 또 해달라고

 

조르던 그 시절로 돌아간것 같아서 반갑지만 한편으론 이미 본 영화에서

 

처음같은 서스펜스를 또 느낄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난 누가뭐래도 이 영화를 또 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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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Sicario

Year : 2016

Genre : Drama, Thriller, Adventure

Production : New Regency Pictures

Distributor : 20th Century Fox

         Director : Alejandro Gonzalez Inarittu

   Screenplay : Mark L. Smith

        Alejandro Gonzalez Inarittu

         Michael Punke      

Cast : Leonardo DiCarprio

   Tom Hardy

     Domhnal Gleeson

          Will Poulter      

    Score : 8 / 10

 

 

 

 

 

 

 

 

 

 

 

 

'버드맨' 이라는 영화로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그리고 '최우수 각본상'

 

을 모두수상하는 기염을 토해낸 거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작년 오스카에서 그야말로 감독상3관왕

 

에 오르면서 이제 명실공히 전설의 반열에 오른'듯' 한 감독이지만, 원래 그는 자신만이 가진 특유의 미쟝센

 

으로 거장반열에 오른지 꽤 오래된 명인이라고 할 수 있다. 북미지역에선 정확히 작년말부터 이 영화에 대한

 

프로모션이나 트레일러 영상이 자주 공개되었던걸로 기억하고, 국내에서도 12월 중순경부터 TV광고로

 

많이 소개되었던것 같다. 다시말해, 여러사람들로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왔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냐리투의 영화를 봐왔던 사람들은 새해부터 그가 만든 인간생존사투의 드라마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을것이다. 거기다가,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의 케미(?)에 디카프리오는 과연 이 영화로 이번에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탈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졌다.

 

 

 

일단, 영화는 한마디로 정리해 '이냐리투가 가지고 있고 그가 할줄아는 모든것이 총망라'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비꼬아 말하면 그냥 그가 해왔던 것들을 더 잘, 세련되게 정제해서 내놓았다 쯤 되겠다.

 

그 둘을 잘 버무려 타협을 본다면 이냐리투가 그간 해왔던것들에 대한 완성판이자 최종적 산물 이라고

 

할까....일단 나는 이 영화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냐리투의 장편들을 버드맨

 

을 제외하곤 모두 보아온 내 입장에서 본 작품으로부터 어떤 여운이나 특별한 감흥을 느꼈느냐고

 

묻는다면 약간 글쎄올시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이 영화가 얼마나 인간의 생과 사를 날고기

 

를 씹는것처럼 처절하고 적나라하게 잘 묘사했고, 군더더기는 없지만 아름다운 영상미가 얼마나 세련

 

되었는지를 매우 뜨겁게 진심으로 표현하기엔 난 그의 이전작품들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사람이다.

 

영화는 일단 완성도 자체는 정말 높다. 2시간반이나 되는 런닝타임을 이렇게 가슴졸이며 지루할

 

틈 없이 지켜보는건 자주있는 일은 아니니까.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영화가 다루는 주된

 

몇가지 주제의식들중,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백인들 간의 관계에서 엿볼 수 있는 인간들이

 

가진 보편적인 생과 사에 대한 태도나 그 앞에서는 인종이나 성별 혹은 다른 배경들도 의미가 없음을

 

좀더 부각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 이다. 이 영화는 몇개의 의미있는 인간적 담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어찌됐든 주요한 감상점은 디카프리오가 얼마나 빡세게 목숨을 부지해 가는지이다.

 

(솔직히 난 디카프리오의 이번 수상에 관해서도 약간 회의적인 입장이다. 디카프리오가 얼마나 빡세게

 

촬영을 했을지가 심사 포인트라면 당연 그에게 수상이 되겠지만, 엄밀히 말해 이 영화에서 캐릭터로써

 

'드라마'를 더 잘 보여준것은 톰 하디 였다. 그런데 난 작금의 디카프리오-오스카 여론몰이 자체가

 

약간 짜증나는 상황이다. 디카프리오 본인이 이번수상에 대해 얼마나 기대하고 있을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쉽게 그의 이번 오스카 수상여부로써 마치 그의 연기 커리어에 또한번 오점이 남을지

 

아닐지에 대한 제멋대로의 해석을 하곤, 미리 어떠한 식의 낙인을 찍으려는것 같다. 이 세상에 오스카

 

상 못받고 잘하는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아직도 촌스럽게 그런 여론몰이에 열을내나....) 

 

인간이 죽음앞에서 어디까지 처절해질 수 있고 또 생과사의 갈림길 앞에서 어떻게 변해가는가는 이미

 

그다지 흥미롭지않은 소재이다. 이냐리투는 그것을 자기방식대로 덤덤하게 풀어나가고는 있지만, 나는

 

생존드라마 보다는 좀더 처절한 '인간드라마'를 원했던것 같다.

 

 

 

 

왠지 이 영화 욕만 줄창한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냐리투의 팬이고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이냐리투의 전매특허인 '삶의 빡셈과 처절함' 과 '그리고 그것을 정말 날것으로 표현하는 능력' 에는

 

언제나 경의를 표하는 바 이며, 이 작품에서도 그것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단! 너무나 빡세고 처절한

 

영상을 보면서 스스로도 체력적으로 고생을 하는 타입의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상당히 힘들것이라고

 

경고하는 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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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함

 

 

 

 

 

 

 

 

 

 

Title : Sicario

Year : 2015

Genre : Action, Thriller, Crime

Production : Black Label Media

                  Thunder Road Pictures

Distributor : Lionsgate

         Director : Dennis Villeneuve

   Screenplay : Taylor Sheridan      

Cast : Benicio del Toro

      Emily Blunt

       Josh Brolin 

    Score : 10 / 10

 

 

 

 

 

 

 

 

 

 

 

 Sicario 는 '암살자' 를 뜻하는 말이다. 암살자 라는것은 싸움의 전면에 나서는 전사들과

 

달리 은밀히 접근해 빠르고 깔끔하게 목표를 제거하는 일종의 스페셜리스트 이다.

 

이 영화는 한 암살자가 자신의 암살작전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끝을맺는 스릴러물

 

이다...길지만 숨가쁜 호흡으로 가는...

 

 

 

글을 성급하게 시작하게 되겠지만, 일단 나는 감독인 데니스 빌뢰뇌브(캐나다 퀘벡출신이라

 

성이 불어식 일텐데....불어를 몰라 그냥 아무렇게나 표기한다)의 시간과 시퀀스를 다루는

 

센스에 찬사를 보내는 바 이다. 원래 이 영화는 다른건 전혀 기대도 안했고 내용에

 

관해서도 아는게 없었지만. 시카고에서 가을에 개봉할 당시 봤던 포스터에 조쉬

 

브롤린과 베니치오 델 토로가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관람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관람이 귀국이후로 늦춰지게되 12월 한국에 개봉하게

 

되어서야 보게되었다. 보통 이렇게 맹목적인 기대로 보게되는 영화들로부터는

 

실망하게되는 경우가 다반사 였지만, 이 시카리오 만큼은 기대를 몇배는 뛰어넘어

 

정말 오래간만에 스크린에서 라이브로 맛볼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해준 작품이었다.

 

 

 

미리 언급한대로, 이 영화는 암살자(공식적으론 '파견특수요원' 정도되는)인 알레한드로

 

(베니치오 델 토로)를 주축으로 플롯이 전개되는(하지만 처음엔 그렇지 않아 보이는)

 

양상이지만, 일단 전면에 내세워진 주인공은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메이서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때 영화의 진 주인공은 알레한드로 이며, 결국 관객이든 주인공이든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되는것이 영화의 포인트다(더불어, 좋은연기와 캐릭터를

 

보여준 조쉬 브롤린 이지만, 극의 성격상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이었던것 만큼, 아쉬움

 

도 남긴했다).

 

 

이 영화는 여자이자, 원칙과 정의를 중시하는 주인공을 철저히 이용하고 짓밟는것으로

 

현실세계의 야수들에 대한 저항이 얼마나 덧없고 무력한가를 있는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에 레이디 퍼스트 라거나 여성배려 라는것 따위는 없다. 아니 그 어떠한

 

성도 없다. 그냥 개인이 가진 생존능력과 기질만이 있을 뿐이지 그 개인이 남자든 여자든

 

그런것은 상관이 없다. 단지 개인들의 능력에 따른 철저하고도 무감정한 처우가 있을뿐이다.

 

어찌보면, 잔인하고 비정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양성평등의 실현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버(조쉬 브롤린)와 알레한드로의 요원세계는 'Gender neutral' 이다.

 

나는 이것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안티-페미니즘적 코드로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아닌 기우를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때, 이런식의 연출에는 초법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으면 언젠가 자신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싸움에서 인간적

 

동정심 따위는 늑대들의 소굴에서 살아가기엔 사치스러운 것일 뿐이라는것을

 

다소 불친절하게 표현하고자 한 의도 아니였을까 추측한다.

 

덧붙여 이런 비인간적인 전개는 감독의 씬과 씬사이의 간격과 호흡을

 

적당히 길게 유지하는 연출로 극대화 된다. 이 영화는 화려하거나 과격한

 

액션은 전혀 없지만 상영하는 두시간내내 정말 한시도 시선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과 긴장감이 분위기에 어두운 운치를 더한다. 적당한 템포와 헤비하고도

 

비트위주의 배경음악도 흐름에 긴장감을 더한다. 시나리오 자체는 굉장히 미니멀

 

한것같다. 사실 따지고보면 별 내용도 없고 가슴을 탁 치는 대사도 없지만 그 단순함이

 

뭔가 꽉찬것 같다는 느낌이다. 거기다 간혹 들어가 있는 아주 은근한 유머와 여유가

 

남자들의 세계를 어찌보면 더 건조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다.

 

한마디로 말해 여러박자가 골고루 잘 맞아떨어진 수작 스릴러 영화였다.

 

게다가 베니치오 델 토로의 육중하고 맛깔나는 스페인어 대사를 많이 들을 수

 

있다는것 또한 이 영화의 별미다. 그래서 나에겐 이 영화가 10점 만점에 10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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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en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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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The Martian)

영화이야기 2015. 10. 23. 13:09 |

 

 

 

 

 

 

 

 

Title : The Martian

Year : 2015

Genre : Sci-fi, Drama

Production : Scott Free Productions

Distributor : 20th Century Fox

         Director : Ridley Scott

   Screenplay : Drew Goddard

                              Andy Weir(novel)      

Cast : Matt Damon

         Jeff Daniels

         Chiwetel Ejiofor

       Sean Bean

        Kristen Wiig 

    Score : 9 / 10

 

 

 

 

 

 

 

 

 

 

 

 작가 Andy Weir의 2011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들리 스콧의 최신작인 '마션' 은

 

맷 데이먼으로 하여금 헐리웃의 피구출인 아이콘으로 등극하게만든 화제작이다. 난 개인적으로

 

인터스텔라에서 열연한 제시카 채스테인이 이 영화에도 출연한것을 보고 영화관내에서 육성으로

 

뿜을뻔 한것을 까까스로 참아내었다. 그냥 왠지 인터스텔라와 이 영화가 이상하게 오버랩 되면서

 

이번에는 화성에 혼자 남겨져버린 비운의 맷 데이먼과 참다못해 직접 우주선에 오른 제시카

 

채스테인 이라는 상상의 날개를 펼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앤 해서웨이는 지구로 돌아와 의류쇼핑몰을 차리고 

 

70살먹은 할아버지를 인턴으로 부려먹으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 그런데 인간이 홀로 화성에

 

남겨진다는 참담한 내용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웃낀 상상을 한것은 그냥 단지 우연이 아니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일면 매우 어둡고 침울할 수 있는 소재를 놀랍도록 가볍고도 유쾌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난 우주작전이나 다른 과학적 지식이 거의 전무한 사람이지만,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긍정성과 밝음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정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영화 내내 그토록 밝은것이

 

오히려 역으로, 쟤가 미쳐서 저러는건가? 싶을정도로 이 인물은 Hyper positive 하다.

 

난 영화를 보는내내.....그래서 맷 데이먼은 언제쯤이면 미칠것인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진취적인 미국인이 역경에도 굴하지않고 결국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애초에 홀로 남겨진 인간의 좌절과 깊은 내면의

 

파괴를 다루는 드라마 와는 다른 노선을 선택해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입장에서도 위화감없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시대상의 측면에서보면 약간 out of date 한면이 없잖아

 

있다. 용감하고 위대한 미국인의 무사귀환을 지상의 모든이들이 바라고 꿈꾸는 것은 95년 영화인

 

'아폴로 13호'(게다가 소재까지 거의 비슷한)에서 보여준 딱 그 시대정신과 분위기다.

 

이 영화의 끝부분에선 마크 와트니의 귀환이 생명존중 사상에 기반한 이타적 인간들이

 

동정심으로써 그를 응원하는것 이상으로 "미국인이 또 한번 해냈다!" "미국만세!" 의 정서가

 

강하게 배어있다. 아폴로 13호가 나왔을 딱 그시절 헐리웃 영화 에서 많이 나왔을법한

 

주제의식이다(사실 95년만해도 이러한 미국주의식 헐리웃 블록버스터는 좀 끝물타던

 

시기였었다). 중국의 도움으로 나사가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설정은 좀더 현실을

 

반영한것 같지만(이 대목에서 나는 다시한번 최근 헐리웃에 많이 개입된 중국자본의 냄새를

 

맡았지만, 원작소설의 전개가 원래 그렇다더라!), 어찌됐든 소재의 측면에서 볼때 약간 옛날냄새가

 

나는건 사실이다. 이것이 원작소설을 충실히 따른 결과인지 아니면 감독의 재해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작금의 미국이란 나라의 상황이나 여러 정세를 볼때 영화가 이런식으로

 

흘러가는데 개연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약간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미국이 여전히 매우강한나라중 하나이지만, 그 내부에 사회적으로 아주

 

심각한 병폐와 문제점 그리고 그로인해 지쳐가고 짜증나있는 미국인들로 인해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는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감독자체의 의도 이전에 이런 거대

 

배급사가 기획한 와이드 릴리즈 영화에는 그 어떤 모종의 고무적 의도가 있을 수 도 있지않냐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이건 상당히 대한민국적 정서로 바라본 미국시장에 대한 견해이기

 

때문에 그냥 지레짐작 그 이상 이하도 될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이 영화를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있는 중이다. 리들리 스콧 표 SF 이기도 하고, 중간중간 보여주는 유머들은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자연스럽다. 그냥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인터스텔라에서

 

봤던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인턴과 이 영화를 본다면 나처럼 추가적으로 웃음포인트를

 

찾을 수 있겠다.

 

 

 

 

 

 

Posted by ven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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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The Intern)

영화이야기 2015. 10. 19. 03:01 |

 

 

 

 

 

 

Title : The Intern

Year : 2015

Genre : Drama, Comedy

Production : Waverly Films

Distributor : Warner Bros

         Director : Nancy Meyers

   Screenplay : Nancy Meyers      

Cast : Robert de Niro

Anne Hathaway

  Score : 7 / 10

 

 

 

 

 

 

 

 2015년 4/4 분기 현재 미주지역과 한국 극장가에서 가장 핫한 영화가 두개있는데, 하나는

 

맷 데이먼 주연의 '더 마션' 이고 다른하나가 이 '인턴' 이다. 일단 30세 성공한 여CEO 밑으로

 

들어가는 70살 '인턴'이라는 설정에서 개봉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영화인데 이 설정에서

 

보여지듯 많은사람들이 예상가는한 전개는 '인생경험 풍부한 노신사가 열정은 많으나 어딘가

 

서툰 잘나가는 아가씨를 보좌해주는' 정도였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딱 그런 영화다.

 

허나 제공된 소스가 예측가능한 것이라는것이 결코 단점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판받을

 

만한것도 아니다. 일단 내가 느낀것은 영화가 모호하다.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애초에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난 모른다. 하지만 어찌보면 뼈아프고 무자비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소재들을 가지고 감독은 어찌보면 지나치리만큼 가볍고 즐겁게 이것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그것이 감독인 낸시 마이어스가 의도한 바 라고 보여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뻔히 보이는 그러한 소재들을 역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행복하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몰입이 좀 되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허나, 그런 전반적 영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상당히 날카로운 목표의식을

 

가지고 무언가를 보여주는 면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일하지 않고 전업주부로

 

사는 여자들에 대한 감독 자신의 인식' 이다. 사실 감독은 "니들이 워킹맘이 얼마나

 

빡세고 좆같은줄 아느냐" 라고 말을하고 있지만 그것을 조금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건

 

줄스의 딸이 다니는학교에서 보이는 학부형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주인공인 줄스(앤 해서웨이)는 언제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유능한 잘나가는

 

젊은 여성이다. 사회적 지위, 부, 사랑스런 자식, 심지어 바람을 피울때마저 좋은남자인

 

남편 등등......주인공은 모든것을 가진 여자다. 그냥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잠시잠깐 역경을 겪어도 그것을 헤쳐나와 죽을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는

 

클리셰적인 인물이다. 거기에 '벤'(로버트 드 니로)은 마치 그녀에게 내린 신의

 

선물 내지는 수호천사마냥 자애롭고 자신을 낮추며 모든것을 줄스를 위해

 

언제나 준비되어있는 존재다.

 

종합해볼때...하나부터 열까지 현실이랑은 매우 동떨어진 영화다. 항간에는

 

3포시대의 취업에 대한 인식과 정말 제대로된 직장과 작장내 인간관계에 대한

 

욕망이 투사되는 작품이라는 식의 리뷰가 좀 떠도는듯 한데 다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다. 그런거 기대하고 볼 영화가 아니다. 그냥 훈훈하고 즐겁고

 

별기대 안했을때 보기좋을 Urban fairytale 혹은 Princess diary 같은 영화이다.

 

이 영화는 그런종류의 영화로써 바라보고 평가해야지 잔혹한 현실의 리얼리티를

 

기대했다간 매우매우 실망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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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en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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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Mad Max - Fury Road -

Year : 2015

Genre : Action, Adventure, Sci-fi,

Production : Kennedy Miller Productions

Village Roadshow Pictures

Distributor : Warner Bros

         Director : George Miller

   Screenplay : George Miller

   Brendan McCarthy

             Nick Lathouris       

Cast : Charlize Theron

  Tom Hardy

       Nicholas Hoult

        Hugh Keays-Byrne

  Score : 8 / 10

 

 

 

 

 

 

 

 

 

여기저기서 들려온 찬사와 더불어 개인적 기대감에 기대서 요즘가장 핫한 영화중하나인 2015년판

 

매드 맥스를 드디어 관람했다. 일단 내가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순전히 두가지였다.

 

첫째는 내가 좋아하는 톰 하디가 맥스역으로 나온다는점, 그리고 둘째는 '매드 맥스' 였기 때문이다.

 

일단,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위의 두가지 이유와 영화를 보고나서 새로이 느끼게된 점을 더해서

 

감상을 써보고자 한다.

 

 

2010년 즈음을 기점으로 캐릭터로 변신에 성공한 톰 하디는 그 특유의 마초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인상과 중저음의 중후한 목소리 그리고 착실히 증량된 육체덕분에 명실공히

 

헐리웃의 대표 상남자가 되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이전까지의 톰 하디는 요즘같은

 

상남자 캐릭터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특히, '밴드 오브 브라더스' 에서 단역으로 등장했던

 

말라깽이 병사로서의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변화는 더 흥미로울 수 있다.

 

'인셉션' 당시에도 물론, 지금과 비슷한 '사나이다움' 을 풍기고 있었지만 일단 인셉션의

 

임스는 코믹한면이 더 큰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 이후 그의 영화들에서 비쳐진 그의 모습은

 

마초맨을 넘어서 감정마저 제거된듯한 느낌이다. 그의 마초맨 캐릭터들을 다른영화에서

 

보아도 언제나 동일하게 느껴지는것은 감정마저 제거된듯한 미동도 않는, 하지만

 

어딘가 불안한듯한 눈빛과 바보처럼 진지하면서도 무거운 그의 특유의 분위기다.

 

어느영화에 내놓아도 비슷한 캐릭터가 느껴진다면 연기의 폭이 좁다고도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은 업계에서 지금 그의 마초맨 캐릭터로 캐스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이건 단점이라기 보단 산업적 측면에서 봐야할것 같다. 서론이 길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본작에서의 톰 하디에게서 이전처럼 느낀 그러한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그게 잘못됐다거나 아쉽다는건 아니다. 늘 새로운 것만이 능사도 아니고 게다가

 

앞서말했듯이, 이런 대형프로덕션의 와이드 릴리즈 영화는 일단 배경에 자본의 논리가

 

기본베이스로 깔려있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식의 연기적 예술로써의

 

미쟝셴이나 그 비슷한 잣대로 배우의 캐릭터를 바라봐서는 안된다. 수학문제를 푸는데 국어사전을

 

펴놓고 논하는 식이랄까...어찌됐든, 톰 하디의 상남자적 매력을 반복적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역시 좋은 선택이 될것같다.

 

 

둘째로 이야기해보고 싶은것은 영화자체의 매력에 관해서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는 왕년의 매드 맥스 시리즈의 감독인 조지 밀러 본인이

 

본인의 영화를 리부트 한것으로써, 현재 한국과 미국쪽의 대중반응과 전문가반응

 

양쪽을 대충 살펴본결과 상당한 호평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사전에 이 영화가 예전 시리즈와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정보를 모른상태로 영화를

 

봤음에도,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풍기는 그 특유의 추격/액션씬이 그 느낌 그대로

 

잘 구현되어있는것을 보고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결국 같은사람 손에서 만들어진 영화

 

이기에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30여년이 흐른뒤이기 때문에 많은것이

 

달라졌다. 그렇기에, 같은 감독이지만 30년전 그 영화들과는 또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하지만 내가 마음에 들었던건 요즘 영화들 특유의 돈만 많이 발랐지만 딱히 또 볼건없는

 

영화들 과는 달리 특유의 아날로그 냄새가 났다는거다. 물론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면이 있는게, 일단 감독도 고령이고 영화도 30년전 영화의 리부트이며 메인 테마자체도

 

그 무렵 매우 활발히 다뤄진 포스트-아포칼립스 관련 스토리다. 하지만 그 모든것을

 

배제하고서라도 이 영화는 그 특유의 오바스러움이 많이 배제되어있다. 바로 그점이

 

내가 말하는 아날로그 냄새의 주요한 요소일 것이다. 보통 이런식의 헐리웃 블록버스터는

 

일단 모든것을 대놓고 막 보여줘야 직성이 풀린다. 섹시한 여주인공, 화려한CG, 폭약을

 

많이쓴 액션신, 카리스마 넘치는 남주인공 또 여기에 더해서 요즘 트렌드인 남자보다

 

강한 여주인공....등등.....본작에도 그 모든 요소가 다 있지만 각각 필요한 만큼만

 

스스로를 과시하고 사라질 뿐이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경우...실질적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퓨리오사'는 전형적인 '여전사'

 

이미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또한 한없이 연약하면서 여성스러운 면 또한 보여준다.

 

상업화된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보자면 이런 캐릭터는 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나 주인공들이 '안티-트렌드' 코드로써

 

오히려 신선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덪붙여 엔딩장면에서 모든것을

 

이루고 미련없이 새로운 신천지를 떠나는 맥스는 정말로 '코난 바바리안' 같은 영화

 

에서나 보일법한 촌스러운 마초남의 그것이었다. 근데 그게 멋있었다. 어쩌면

 

감독은 촌스러움 이라는 코드를 졸라 세련되게 포장하는데 성공했는지도 모른다.

 

캐릭터성에서 하나 아쉬운거는 영화에서 '맥스'의 비중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순전히 '퓨리오사'의 여정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되고

 

그녀의 거취에 따라 극이 전개된다. 맥스는 조력자일 뿐이며 스토리 자체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영화의 1번 주인공은 샤를리즈 테론 이라고 해야

 

타당하다. 맥스는 그냥 단지 자기 캐릭터 이름으로 영화제목이 만들어졌다는데에

 

가장 큰 크레딧이 있다고 할 정도밖에 안된다. 진 주인공이 따로 있는건 전혀

 

아쉬운게 아닌데, 일단 '매드 맥스' 를 보러간 입장에서는 '매드 맥스' 가 뭔가

 

더 미친짓을 좀더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아니면 영화의 제목이 '매드 맥스

 

- 퓨리오사의 분노 -' 라고만 명명됐어도 조금 덜 억울했을것 같다.(사실 이쪽이

 

더 어울리는 제목이다).

 

 

여러가지 설명을 주절주절 떠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영화의 감상은 소문에 비해

 

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던 면이있다. 뭔가 더 크게 길게 보여졌어야할 영화를 좀 짧은

 

시간내에 우겨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개인적으론 보스몹(?)인 임모탄 조 의 

 

전지전능함이 좀더 표현됐었으면 했다. 퓨리오사의 비극적인 개인사가 드라마적인

 

요소로 잘 쓰여질 수 있었을건데 그 부분도 너무 좀 단순하게 넘어간듯 보인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드라이하고 무감정한 영화이지만 그러한 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황량함이나 적막함은 또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간이 좀 덜된

 

음식을 먹은 느낌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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