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turnal Cave "We are prisoners of our own fantasy"

Title : Eastern Promises

Year : 2007(한국2008)

Genre : Thriller / Crime / Drama

Production : Focus Features

Distributor : Focus Features

         Director : David Cronenberg

   Screenplay : Steven Knight        

  Cast : Viggo Mortensen

         Vincent Cassel

     Naomi Watts

         Armin Mueller-Stahl

Score : 10 / 10

세상에는 여러종류의 영화가 있고 당연히 여러종류의 영화감독들이 있다.

그리고 당연히 상업적이든 예술적이든 유명세를 얻은 감독들과 그렇지 못한 감독들이 있다.

당연히 전자는 후자에 비해 극히적다. 물론, 유명세와 실력은 반드시 비례하는것도 아니고 대중매체나

상업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들이 아닌 '실력있는 비주류'들은 아주많은데 비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비율이 지나치게 적은탓도 분명히 있다.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인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일단

확실하게 '비주류' 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조금이라도 살펴봤거나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정보를 귓띔으로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그것에 동감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그는 그 자신만의

작품세계와 미쟝센으로 그 나름의 '주류' 로 등극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영화를 좀 봤다하는 사람들이나

남들은 잘 안보는 숨은 명작을 아는것에 일종의 우쭐함을 뽐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데이빗 크로넨버그' 라는 이름은 'Must-check' 항목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여전히

언더그라운드다. 그의 모든 영화가 시종일관 어둡고 잔혹하고 역겹고 난해하다. 보고있을때도

불편한영화들이 대부분이고 보고나서도 찝찝하다(아닌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런류의 영화에 강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며 돌아선다. 여기에서 흔해빠진 비쥬얼 쇼커들과

거장들간에 큰 차이가 생긴다. 왜냐면, 그렇게 돌아선 사람들중 몇몇은 자기도 이해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의 영화를 다시 보고싶어하기 때문이다. 그 마력이 어둠의 힘이든 무엇이든간에

다시 사람들을 이끈후에도 여전히 불쾌함은 남는다. 이런식의 감상을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나 우리나라의 '김기덕' 감독으로부터도 느낄 수 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김기덕보다는 이해가 쉽고 라스 폰 트리에 보다는 더 박진감 넘친다고 본다.

'이스턴 프라미스' 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겐 알 수 없는 흥분과 쾌감을 선사한 영화였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고어한 폭력과 무채톤의 색채...그리고 비고 모텐슨의 악마같은 캐릭터는

나처럼 크로넨버그의 매력에 본격적으로 빠져든 사람들에겐 더이상 '악몽' 이 아니라

'즐거움' 이다. 이스턴 프라미스는 시종일관 무겁고 느릿한 템포를 유지하는 영화다. 이따금씩

터져나오는 피와 괴성 그리고 그 유명한(악명높은) 사우나 격투씬은 그저 잔잔한 호수위의

조약돌일 뿐이다. 하지만 그 잔잔함 가운데 숨죽이고 도사리고있는 긴장감은 마치

기분좋게 숨통을 조여오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다. 그리고 비고 모텐슨이 뿜어내는 일종의

아우라는 영화의 긴장감에 공포를 더한다. 여하튼 어떻게 묘사해도 이 이스턴 프라미스

라는 영화는 보기에 유쾌하지도 편안하지도 않은 영화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아쉬움을 느꼈던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이 영화는 10점만점에 10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