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Russian Circles 

Album title : Guidance
Label : Sargent House
Format : Digipak
Length : 40:57
Year : 2016
Style : Post-rock

              Post-Metal 
Score : 9.5 / 10

 

 

 

 

 

 

 

 

 

 

고대하던 러시안 서클즈의 신보가 3년만에 발매되었다. 앨범이 발매되기 얼마전부터 SNS등을 통해

 

2번트랙인 'Vorel'이 공개되었었는데, 그때부터 나의 심장은 들끓고 있었다. 단 한곡만 들어봐도

 

이번앨범에서 내뿜는 이들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러시안 서클즈는

 

이 포스트락 이라는 비주류중의 비주류 음악계에서 이미 거물이며, 실력과 유명세를 겸비하고있는

 

밴드다. 헌데, 어느장르를 막론하고 이런류의 연륜있는 유명밴드가 새 앨범을 낸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대와 동시에 어딘가 알 수 없는 불안감도 생기게 마련이다. 이미 클대로 커버린 밴드에게 가지는

 

자연스런(?) 기대감과 동시에 이미 이전에 그들로부터 받은 감동의 한계치가 높아져 있기때문에, 웬만한

 

결과물을 가져와도 시큰둥해질 수 밖에없는 딜레마같은 것이 언제나 상존하게 되는것이다. 그런 기우를

 

저 한곡의 노래가 불식시켜줄만큼 이번작에 걸었던 나의 일종의 확신(?) 같은것은 앨범 전체를 듣고나서

 

약간 수그러들어버렸다. 아 근데 절대 실망했다거나 하는건 아니다. 나는 이 앨범이 매우 well-made 된

 

작품이고 완성도도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것은 물론, 역시 러시안 서클즈라는 기대를 걸기에 충분했다.

 

그럼 뭐가 문제냐? 일단 짧다....솔직히말해 40분57초 라는 런닝타임은 짧아도 너무 짧다....

 

거짓말 꽤 보태서 이제 좀 이 앨범을 즐겨볼까? 하면 끝나는 느낌을 없지않아 받는다. 원래 런닝타임

 

같은건 그 앨범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데 아주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특히, 그 음악이 별로일때는..

 

허나, 이번앨범처럼 일단 귀를 즐겁게 해주는 앨범은 아무래도 더 길게길게 즐기고 싶은게 인지상정

 

아니겠나....굳이 완성도를 해쳐가면서까지 곡수나 곡길이를 늘릴 필요는 절대 없는거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뭔가 그런면에서 아쉽다. 또하나 짚고넘어가고 싶은건 이 앨범 특유의 스타일에 있다. 아니,

 

어찌보면 이 앨범에서는 특유의 스타일은 안느껴진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건 이 앨범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종의 양날의 검 같은것인데.....어느쪽으로 보는가는 순전히 듣는사람의

 

몫이다. 이 앨범에선 그간 러시안 서클즈가 걸어온 음악적 발자취가 모두 고스란히 담겨있는것만 같다.

 

Station 에서 들려줬던 신비로운 멜로디도 있고, Geneva에서 들을 수 있었던 내달리는 메탈적

 

어프로치도 이 앨범에 있다. Empros 나 Memorial 에서 들을 수 있었던 웅장하면서도 서사적인 구성도

 

본작에서 느낄 수 있다. 그간 이들이 해온 모든것의 장점을 한군데 버무려놨다고 해도 손색없는

 

앨범이다. 하지만 다르게 얘기하자면 기존의 스타일에서 반복만을 하고 있다는 뜻도 되고

 

이제는 변화를 모색해야할 단계라는 소리도 된다. 혹시 그걸알고 일부러 지금까지 냈던 모든

 

앨범들의 합본+축소판격인 이 앨범을 낸건가.....그래서 다음앨범부턴 뭔가 새로운것을

 

들고나올 생각인건가.....왠지 그런 밑도끝도없는 믿음과 신뢰가 생긴다. 왜냐하면

 

러시안 서클즈 니까.....그냥 그렇게 믿기로 했지만 그러함에도 왠지 그 예상이 맞을것만같다.

 

왜냐하면 러시안 서클즈 니까.....어쨌든 이번앨범도 난 매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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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Explosions in the Sky
Album title : Those Who Tell the Truth Shall Die
Label : Temporary Residence Limited
Format : Jewel CD
Length : 46:20
Year : 2016
Style : Post-Rock 
Score : 7 / 10

 

 

 

 

 

 

EITS 가 대망의 신보를 무려 5년만에 발매하였다. 어찌 들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아니다 이들의 신보는 일단 지르고

 

봐야한다. 그만큼 이 밴드가 포스트락계에서 쥐고있는 영향력이란 엄청난 것이다. 게다가 저 멋들어진 커버.....

 

보는것만으로도 구매의욕을 자극한다. 그렇지만 두번 연달아 들어본후 느껴진 감상은 딱 두마디로 뭔가

 

많이 아쉽다....그리고 짧다....였다. 그렇다고 오해하면 안된다. 이 앨범은 '퀄리티' 라는 측면에서보면 10점만점에

 

15점도 줄 수 있는 앨범이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나는 그것을 '숙련미에서 오는 예술적권태'

 

라고 정의한다. 이것은 비단 EITS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예술창작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나 개인적으로 결론내린 바 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거의 대부분 어느정도 유명세를 얻은 아티스트들에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어떤 분야, 어떤 장르에서 역사적인 전설까진 못되더라도, 그 역사의 한페이지나 하다못해

 

페이지 한쪽의 귀퉁이라도 차지하는 지분이나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창작물은 제일처음 그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되는 결과물을 놓고볼때 매우 신선하거나 충격적이거나 혹은 빡세다고 할만큼 저돌적인 원초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전체커리어중 반이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일종의 '정점' 에 이른다. 이때는 처음의 그 순수하지만 원초적인

 

즐거움은 조금 사그라들지만 여전히 신선하며 무엇보다 처음에 갖추지 못했던 숙련도와 원숙미까지 보여준다. 

 

이정도 단계에 오른 아티스트가 거듭 활동을 지속하고 노력하면 일종의 '황혼기'에 접어들게된다. 이때는 그야말로

 

하이퀄리티의 향연이다. 무엇이든 만들어내도 최소한 중박이상은 친다. 그냥 하던대로 마음대로 뭔가를 만들어도 

 

작품이 만들어진다. 테크닉적인 면에서볼때 숙련도와 원숙미는 최고의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경지에 오른

 

아티스트의 작품은 뭔가 항상 2% 부족하다. 좋은건 확실한데 뭔가 매력이 없다. 고급레스토랑가서 맛은 있는데

 

양이 좀 적은 음식이나 혹은 양은 많고 맛은 담백하니 깔끔한데 뭔가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없는 음식먹은거 같은

 

느낌이다. 나는 똑같은 이 느낌을 정확하게 작년말 콜드플레이와 슬레이어 그리고 올초 메가데스의 신보에서

 

느꼈다. 저 밴드들 모두 자기분야에서 레전드라 할만한 거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것 또한 재밌는점이다.

 

굳이 위에서 이런 경향이 유명 아티스트들에게서 뚜렷이 보인다고 언급해놓은것은 또 이유가 있다.

 

물론, 무명 아티스트는 상대적으로 대외적인 노출이 힘든까닭도 있지만 일단 유명아티스트는 그들이

 

쌓아놓은 명성과 커리어에 따른 어느정도의 기대치가 반드시 올가미처럼 따라붙게 마련이다. 물론,

 

많은경우 이미 어느정도 위치에 오른 아티스트는 오히려 주변의 욕이나 평판에 대해 시큰둥 해지는

 

경향도 있는건 확실한것 같다(혹은 그런척 하거나~) 하지만 또 그렇다고 아주 무시하기엔 이미 유명

 

아티스트들에겐 자신들의 작업물 이외에도 너무 여러가지것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그들이 신작을

 

작업할때는 은연중에 어떤종류의 '안전한길' 을 택하게 되는것 같다. 그래서 일단 퀄리티는 높은데

 

썩 대놓고 욕을하기도...그렇다고 칭찬하기도 애매한 작품을 내놓는것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바 이다.

 

물론, 이건 아주 지극히 개인적사견 이므로 이글을 보는 혹자가 어디가서 '쟤가 그러는데 아티스트들이

 

그런대~~!' 라고 말해선 매우 곤란하다......그런데 아주 또 재미지게도 이 앨범은 현재 북미쪽 음악

 

커뮤니티와 특히 비평가들 중심으로 상당히 호평을 받고있는 중이다. 그건 내생각에 아마 이 앨범특유의

 

미니멀한 특징 때문같다. 본앨범인 The Wilderness 는 오밀조밀하고도 다채로운 멜로디를 잘뽑는 EITS

 

앨범치고 상당히 사운드가 간단하다. 군더더기가 없고 심플하다. 그러면서도 연주든 레코딩이든 전부

 

상당히 테크니컬하다. 즉, 다시말해 상당히 미니멀리즘적이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좋아하나??

 

원래 예술쪽은 고수들일수록 간단한 몇개의 요소로 최대한 많은것을 표현해 내는것에 더 큰 점수를

 

주는경향이 있다. 즉.....미니멀리즘이란 얘기군......아휴....그노무 미니멀리즘......

 

근데 내가 이 앨범에서 뭔가 아쉽다는건 이 앨범사운드가 미니멀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단지, EITS가 소싯적에 들려준 그 휘몰아치는 청량하고도 눈시울 붉거지는 감성이

 

그리울 뿐이다. 그래맞다....어느새부턴가 EITS 음악은 감성적이지 않고 단지 이쁠뿐이다.

 

EITS 감성이 중요한데.....포스트락은 감성인데.....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에이 모르겠다....

 

그래도 EITS 신보인데 뭐 어쩌겠어.....질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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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Lamb of God

Album title : VII: Sturm und Drang
Label : Epic, Nuclear Blast
Format : Jewel CD
Length : 48:07

Year : 2015
Style : Pure American Metal
Score : 10 / 10

 

 

 

 

 

 전세계 메탈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램 오브 갓의 통산 일곱번째 정규앨범이 4일전인 2015년 7월 24일

 

온, 오프라인 동시발매 하였다. 사실 램 오브 갓의 정규앨범은 8개인데 가장 첫 앨범은 이들의 이름이

 

'Burn the Priest' 였을때 낸 동명의 앨범이다. 근데 본작의 넘버링이 7인걸보면 그들자체도 정식앨범으로

 

치지않는건지 아니면 램 오브 갓 이름으로 낸 앨범만 쳐서 7번째라는건지는 확실치 않다.

 

앨범이 정식발매하기 두달여전부터 Still Echoes 와 512 같은 싱글들이 리릭 비디오와 뮤직비디오로

 

공개되면서 많은 메탈팬들을 흥분케 했는데.....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것이 없다.....는 말을 무색케 하는 간만에 아주 마음에 드는 소문난 잔칫상같은

 

앨범이 나와준것 같다. 5집인 'Wrath' 시절부터 더욱 빠르고 고난이도의 연주패턴을 보여주기 시작하던

 

이들의 괴물같은 테크닉은 본작에서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예전에도 빠르고 테크니컬한 연주를

 

보여주긴 했지만 요즘은 기타솔로도 더 많이, 드럼도 더 화려하게 바뀐 램 오브 갓 앨범을 듣고있노라면

 

이들도 카니발 콥스처럼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심심해서 더 연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지에

 

다다른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좌절스럽다(수많은 연주키드들의 통곡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지겠지...).

 

앨범자체의 완성도는 정말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곡들의 구성도 아메리칸 메탈의 특징에 딱 맞게

 

너무 단순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타이트하지도 않은 아주좋은 정도에서 마무리됐고, 곡들의 스타일은

 

전작 'Resolution' 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이전작에서 약간 지루하게 만드는 패턴들이 과감히 삭제된거

 

같다. 그리고 정말....정말....아주 녹음이 기가막히게 잘됐다. 8개의 램 오브 갓 앨범들중 가장 기타톤이

 

예쁘면서도 강하게 잘 잡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드디어 램 오브 갓 팬들이 염원했던 것처럼

 

베이스 소리가 더 강하게 잡혔다. 이제 존 캠벨의 연주를 정말 잘 들을 수 있다. 역시 메탈은 깊은

 

심연으로부터 때려주는 베이스 소리가 같이 들려야 맛이 난다(이걸 판테라가 정말 잘 살렸더랬지).

 

게다가 이 앨범은 사상최초로 클린 보컬이 시도된 램 오브 갓의 앨범인데....클린보컬이 들어간

 

세곡들중 'Embers' 는 게스트 보컬이 무려 Deftones 의 치노 모레노이다. 램 오브 갓이 데프톤즈

 

보컬과 콜라보를 할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정말로 오래살고 봐야한다.

 

그리고 'Overlord' 에서는 사상최초로 보컬인 랜디 블리스의 느끼하면서도 감미로운 클린 보컬을

 

들을 수 있다(유투브에 랜디 블리스가 녹음전에 목푸는 장면에서 클린보컬을 하는 영상이 종종

 

공개되곤 했는데...그럴때마다 반응들이 좋다는 것이었고 진짜 클린보컬을 언젠가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많았는데, 설마 거기에 보답하는 것일까). 마지막곡인 'Torches' 게스트 보컬은 The Dillinger Escape Plan

 

으로 유명한 그렉 푸치아토가 맡았다. 이것도 눈여겨볼 트랙.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인데 간만에 기대한 만큼의 만족도가 있었던 앨범이었다. 전작인 Resolution 은

 

몇번듣고(게다가 아예 기피하는 곡들도 몇개있었고) 질렸었지만 이번앨범은 벌써 스무번도 넘게

 

돌려듣고 있음에도 들을때마다 즐겁다. 메탈리스너들과 램 오브 갓 팬들은 무조건! 당장 사야하는

 

앨범이다. 그리고 판이 닳을 때까지 들어라. 두번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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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Mono

Album title : Under the Pipal Tree
Label : Tzadik
Format : Jewel CD
Length : 63:44

Year : 2001
Style : Post-rock
Score : 10 / 10

 

 

 

 

 

얼마전 올린 모노의 미국투어 리뷰를 올린후 소원해진 블로그 업데이트를(사실 언제나 소원하다....) 재개하기에

 

이 모노의 첫번째 정규앨범은 아주 적절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언제고 반드시 모노의 앨범들을 리뷰하겠노라고

 

벼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모노는 포스트락계에선 아시아권 출신밴드로는

 

유일하게 슈퍼밴드이며(아시아권의 유일한 포스트락 밴드란말이 아니다. 아시아권 포스트락 밴드로는

 

유일하게 이바닥의 거물이 된 밴드란 얘기다). 현재까지 8개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상태고, 이글을 쓰는

 

2015년 7월현재 북미투어에 이은 남미투어를 활발히 진행중이다. 즉, 다시말해 연륜과 짬도 있으면서

 

활동도 매우 활발한 밴드라는 얘기다. 발매된지 14년이나 지난 이 모노의 정규1집을 지금 언급하는

 

이유는 이 앨범이 이들에게(그리고 나 자신에게)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노는 1999년

 

밴드의 프론트맨이자 리드기타인 '고토 타카아키라' 가 리듬기타인 '스에마츠 히데키'를 영입하면서 시작됐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니까 이 앨범은 베이시스트인 '쿠니시 타마키' 와 드러머 '다카다 야스노리' 가 밴드에 합류한 99년

 

12월 이후나되야 제대로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봐야하는데....당시로서 신인인 이들이 내놓은 첫번째 앨범이라기에

 

너무나 과하다고(?) 할정도의 내공과 퀄리티를 자랑한다. 밴드들이 결성한후 EP내지는 컴필레이션 앨범등을

 

먼저내고 지방공연을 하면서 몇년씩 지나서야 1집을 겨우 내는 경우도 많다. 10년씩 걸리는 밴드들도 찾아보면

 

많다. 근데 결성후 겨우 2년만에 낸 첫 앨범으로 포스트락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모노는 그야말로

 

기라성 같다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 수 없었다. 앨범의 사운드 자체는 모노의 초기작 스타일로써, 서정적이면서도

 

대곡위주의 구성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Red Sparrowes 나 초기 Russian Circles 처럼 차갑고 무게감있는

 

무드가 특징이다(모노의 트레이드 마크). 게다가 언제나 일품인 두 기타리스트의 아르페지오 주법이 돋보이는

 

리프도 처음 시작되었다. 게다가 특이한건, 모노의 큰 특징중 하나가 특유의 '일본색' 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밴드들은 어떤장르건 그 특유의 지역색이 분명히 정도의 차이일뿐 어느정도는 다 있는것 같다.

(이건 큰 장점이라도 생각한다).

 

물론 모노도 2000년대 후반에 발매한 앨범 두개는 일본특유의 사운드가 존재하지만

 

이 앨범은 물론, 대부분 모노앨범들은 지역색이 없다. 아마도 모노가 유니버셜한 포스트락 밴드로서

 

인기가 많은건 이것도 한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는 바 이다. 지역색 이라는건 타지사람들에겐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반드시 이질감도 동반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모노의 '무지역색'은 효과적이다. 

 

난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모노의 앨범들을 스타일별로 1기부터 4기까지로 구분된다고

 

믿으며, '마음같아선' 전기를 다 다뤄보고 싶지만, 시간관계상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포스트락 팬들에게는 필청인 앨범이며, 특히 위에 언급한 두밴드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단연코 좋은

 

선택일것이다. 또, 차갑지만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운드를 좋아하는 청자라면 들어볼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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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A Perfect Circle

Album title : Stone and Echo
Label : A Perfect Circle Entertainment
Format : Jewel CD
Length : 97:59

Year : 2013
Style : Live album
Score : 9 / 10

 

 

 

 

 

2010년 미국 콜로라도주 Red Rocks Amphitheatre 에서 공연된 실황을 담은 이 라이브 앨범은

 

 2004년 이후로 정규앨범을 내고있지 않은 어 퍼펙트 서클이 수많은 팬들의 원성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야심차게(?) 발매했다. 본작은 이들의 3개의 정규앨범들에서 액기스만 쪽쪽뽑아 만든 셋 리스트와

 

퀄리티를 자랑한다. 라이브앨범이야 물론 마스터링 상태나 녹음의 질도 중요하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것은

 

밴드의 연주력이다. 일단 라인업면에서만 보자면 이 앨범이 들려주는 라이브 실력은 합격점이다.

 

보컬이야 라이브에선 두말할 나위없는 메이나드 제임스 키넌과 밴드의 수장이라는 지위에 걸맞는

 

센스를 보여주는 빌리 하워델, 그리고 그런지/얼터너티브 팬들에게는 전설적이라 할 수 있는

 

제임스 이하 가 리듬기타와 건반을 잡았다. 하지만 라이브 라는것은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그날 그순간 멤버들이 얼마나 호흡이 잘맞고 좋은 컨디션인가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일단

 

감히 말하건데 2010년 8월 2일 이들의 호흡과 컨디션은 상당히 좋았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해서 100점 만점에 100점짜리 연주력은 아니다. 하지만 감동은 200% 혹은 그 이상을 상회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의 비결로 나는 연주자 각각이 가지는 애매모호하면서도 특징있는 개성에 있다고

 

본다. 애매모호 하다는 말이 원래는 그닥 좋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일단 이 밴드의 사운드에

 

있어선 어울리는 단어일 수 있다. 퍼펙트 서클의 음악 자체가 굉장이 무드적이기 때문인데, 이런식의

 

스타일에서 중요한게 어떠한 일종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앨범에서 퍼펙트 서클이 들려주는 이 경계를 교묘히 타는듯한 연주는 어떤때는 '아! 이곡은 앨범버전에서

 

이런식으로 연주됐어야 했어!" 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고보면 이런류의 아슬아슬함이 잘 승화된

 

연주는 연주자가 굉장히 실력이 좋거나 혹은 운이 좋은 경우라 할 수 있는데....이 앨범에서 퍼펙트 서클이

 

보여준 연주의 경우는 둘다아닌 '자연스러움' 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던대로 자신들의

 

뽕맞은듯한 음악을 연주하다보니 이런결과가 나온것 아닌가 하는느낌이 든다.

 

여전히 퍼펙트 서클의 신보는 언제 그 모습을 드러낼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일단 그 아쉬움을

 

달래기에 본작인 'Stone and Echo'는 충분한 몫을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며,

 

퍼펙트 서클의 그동안의 발자취를 제대로 훑어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어봐야할 앨범이다.

 

 

 

 

 

 

Posted by venolf
:

 

 

 

 

 

Artist : A Perfect Circle

Album title : Mer de Noms
Label : Virgin
Format : Jewel CD
Length : 44:25

Year : 2000
Style : Progressive rock, Alternative rock, Atmospheric rock
Score : 10 / 10

 

 

 

 

 

 A Perfect Circle 과 Ashes Divide의 리드기타이자 프론트맨인 빌리 하워델은 지금이야 명실공히 유명 뮤지션

 

이지만 예전에는  여러밴드들의 라이브 기타테크니션 이자 사운드 엔지니어였다. 그가 Tool의 투어 기타테크니션

 

이었을때 거물보컬인 메이나드 제임스 키넌(일명 'MJK')과 친분을 맺고 훗날 만약 하워델이 밴드를 할생각이

 

있다면 기꺼이 보컬을 해주겠노라 약속한 키넌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결성된것이 이 밴드인 어 퍼펙트 서클 이다.

 

그들의 대망의 첫번째 정규앨범인 'Mer de Noms'(Sea of names)는 개인적으로 2000년대 초반 미국 락 씬에서

 

가장 중요했던 앨범중 하나라고 평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 그당시의 락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거나

 

판도를 바꿨다라는 말은 못하겠다. 왜냐면 그게 사실이거니와 이 밴드음악 스타일 자체가 다소 매니악한

 

구석이 있기때문이다. 툴에서 온 MJK의 입김이 발휘된건지 아니면 하워델 특유의 프로그레시브한

 

스타일 때문인지(괜히 어릴때 핑크 플로이드 공연보고 음악계로 가기로 한게 아닐게다.....)....

 

하지만 왜 이 앨범이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지느냐......한다면 본작이 그당시 나온 음악들중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관능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90년대 까지의 락/메탈 씬은 어떤 특정한 시대정신

 

혹은 시기적 기류를 타고 트렌드화 했었다면 2000년 이후의 음악씬은 그보다 훨씬 복잡

 

다양하고 중구난방이며 또한 제각각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딱히 얘네는 어떤 특정장르다!

 

라고 말하기힘든 자기만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많아졌으며, 여러가지 장르가 혼합된 말하자면

 

하이브리드 라는것이 어떻게 보면 시대적 주류가 됐을정도로 다사다난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이거저거 되는대로 짬뽕시켜서 이도저도 아닌 괴상한 음악들이 씬 자체에 난립하게되는 경향도 같이 생겨난것

 

같다. 그러한  밀레니엄 시대의 캐릭터를  단편적으로 그리고 아주 완성도 있게 보여주는 앨범이 퍼펙트 서클의

 

통산 1집이자 본작인 것이다. 퍼펙트 서클의 다른앨범들도 그렇지만 이 앨범은 특히나 이국적이면서 관능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신기한건 그런종류의 코드나 스케일을 거의 연주하지 않았음에도). 또한 당시 음악계에서 한창

 

핫 했던 트렌드인 'Atmospheric' 사운드 위에 폭발적인 드럼과 기타가 때려주는 리프와 리듬이  감칠맛난다.

 

한마디로 표현해 Progressive and Artful 하다고 해야할까.....그렇기에 아주 대중적이고 가벼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청자에게는  거부감이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앨범은 감성과 아름다움이라는 영역또한 건드리고있다. 걍

 

한마디로 말해 밸런스나 제작 완성도가 기가막히게 뽑힌 앨범이다. 내가 기억하는한 이 시기에 내가 들었던 어느

 

앨범들과도 견주어도 완성도 면에서 뒤지지않는 명반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마음에 드는건 앞서말한 바

 

와같이 이 앨범의 관능적인 매력이다. 사운드와 멜로디 자체가 아주 끈적하면서 깊은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하이브리드 음악 시대의 아주 매력적인 사생아 내지는 이단아 라고 표현하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모든

 

종류의 익숙함이나 대중성과는 또 다른, 하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사운드다. 첫번째 싱글인

 

4번트랙 'Judith' 의 뮤직비디오에서 그 매력을 잘 보고 들을 수 있다. 거장인 데이빗 핀처가 연출한 뮤직비디오

 

라는것 또한 흥미거리. Porcupine Tree 같은 프로그레시브 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가 강한 밴드나 Tool 내지는

 

ISIS(요즘 그 문제많은 집단을 떠올리면 매우 곤란하다.....) 같은 하드하면서 메탈릭한 아트락을 좋아한다면

 

본 작은 매우좋은 들을거리가 될것같다.

 

 

 

 

 

 

 

 

 

 

 

 

 

 

 

 

 

  

Posted by venolf
:

 

 

 

 

Artist : D'Sound

Album title : Doublehearted
Label : Da Works
Format : Jewel CD
Length : 68:19

Year : 2003
Style : Pop, Jazz-pop, Funky pop 
Score : 9 / 10

 

 

 

 

 

노르웨이 출신의 3인조 디사운드는 내게있어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밴드이지만 나에게 가장 큰 의의가 있는점은

 

나의 음악세계를 엄청나게 확장시켜줬다는 것이다. 일전에도 언급한바 있지만, 오로지 메탈, 메탈, 메탈만을

 

외치던 내가 어떠한 계기로 'Portishead'를 알게되었고 그 후부터 非메탈 음악을 접하게 된후 디사운드와 몇몇

 

포스트락  밴드들을 알게되고나서 '온리 메탈' 주의를 완전히 탈피하게 되었다.

 

그럼 어째서 이 디사운드가 중요한것이냐 한다면, 그 비밀은 이들의 사운드에 있다. 

 

디사운드는 스타일상으로 전혀 새로울것없는 북유럽식 팝밴드 이기도 하거니와 아주 대중적이고 듣기쉬운

 

멜로디와 리듬을 들려준다. 발에 채이고 채이는 흔한 음악이라고 비난하는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이렇게 흔하고 쉬운스타일로 정말 '듣기좋은' 게다가 여운이 오래남는 음악을 만들기란 절대 쉬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단 녹음과 마스터링이 잘된이유도 있는것 같긴하다. 듣다보면

 

뭔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멜로디가 팡! 터져나오면서 무릎을 탁! 치게된다. 아마도 뭔가 의도한바 있는

 

마스터링 이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이 앨범을 프로듀싱한게 아니므로 아마 나의 섣부른 판단일게다. 그리고

 

모든곡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기타사운드나 멜로디가 정말 예쁘다. 정말로 '예쁘다'는 말이 딱 어울릴정도로

 

아름다운 선율이  특히 이 앨범의 특징이다. 마치! 청순가련한 긴 생머리의 소녀가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면 아마 이런것일게 분명하다. 게다가 이 앨범의 '예쁨'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바로

 

보컬인 시모네 에릭스루트(원래는 시몬 라르센 이지만 결혼후 성이 바뀌었다.)의 목소리다.

 

그녀의 보이스는 그야말로 미성이다. 게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성보컬이다.

 

미성이지만 경박하지않고 담백하면서도 쓸데없는 기교도 없이 덤덤하게 그냥 부르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않는 여성보컬을 유달리 좋아하는편인데, 시모네가 가장 좋은 예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 앨범이 단지 '예쁨'에서 그치는것은 아니다. 이런류의 노이즈팝 밴드들의 음악들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감성적인 측면인데, 그 부분에서 본 앨범은 아주 마음에 든다. 디사운드의

 

음악들이 대게 그렇듯 이 앨범도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관능적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주 약간은

 

쓸쓸하기도 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비오는날 차분하게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때

 

들으면 금상첨화(근데 비오는날 우울해지는 사람들에겐 또 맞지않는다). 세계적으로 아주 대중적인

 

팝밴드들에게서 항상 아쉽게 느껴지는게 바로 이런 감성적인 부분인데,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는 대중성이라는게 무기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말해놓고보니 디사운드는 되게 비주류인것

 

처럼 들리는데....사실 맞기도 하면서 아니기도 하다.....디사운드는 확실히 그 대중적인 음악스타일이나

 

실력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 이지만, 그래도 십몇년간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온

 

밴드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인들에게는 나름 친숙한 밴드라고 봐야한다. 이 앨범 수록곡인

 

'Do I Need a Reason' 과 'Disco Ironic' 은 방송CM이나 라디오등으로 전파를 무지하게 탔었던 곡들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름이나 노래제목은 몰라도 저 두노래는 들으면 아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근데 생각해보니 디사운드는 내한공연도 몇번 한걸로 알고있는데......

 

아 그럼 한국에서는 인기가 많은편인건가?

 

 

 

 

 

 

Posted by ven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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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Red Sparowes

Album title : The Fear is Excruciating, but Therein Lies the Answer
Label : Sargent House
Format : CD
Length : 43:02

Year : 2010
Style : Post-rock 
Score : 10 / 10

 

 

 

 

일련의 포스트락 관련 밴드들을 리뷰하다보니 어째 내가 포스트락의 대단한 광팬이자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 처럼

 

비쳐질것만 같은 쓸데없는 기우가 생겼다. 본 앨범을 빌어서 밝히지만 나는 포스트락에 대해 잘 아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밴드들에 한해서만 조금 알뿐이다. 이건 내가 듣는 다른 모든장르의 음악에도 해당되는 바 이다.

 

나는 전문성있게 한장르를 마구 파고드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특정장르 보다는 그냥 내귀에 듣기좋은

 

밴드나 가수들의 음악을 찾아듣는다. 그러다보면 관련장르의 다른 아티스트들도 알게되고 겸사겸사

 

그 장르에 대해서도 조금 알게될뿐이다.

 

굳이 지면을 할애해서 왜 이런 변명같은 사족을 덪붙이는가하면, 과연 포스트락 밴드인 레드 스패로우즈의

 

음악을 즐기고 이해하는데 '포스트락 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경험이 꼭 있어야만 하는가 라는

 

스스로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럼 또다시 위와 비슷한 또다른 질문에 다다르게된다.

 

결론부터 내 의견을 말하자면, 포스트락이든 뭐든간에 궁금하거나 조금 들어봐서 좋다면 그냥 닥치고

 

즐기면 된다는 거다. 한국인들은 무엇을 시작하던간에 그것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것을 접하려는

 

시도를 무슨 중죄를 짓는것마냥 스스로 쫄려하며 주저한다. 물론, 뭐든지 미리 정보를 습득한 상태에서

 

시작하면 더 낫겠지....뭐든지 더 제대로 알게되는것도 물론 모르는것보다 백배나은 걸 수 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뭔가를 안다는것은 반드시 어떤종류의 선입견이나 정서적 벽 같은것을

 

수반하게된다. 해박한 지식은 인간의 지성이나 감성의 한계를 확장시켜주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그 지식의 틀안에 모든것을 끼워맞추려하는 편협함 또한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음악을 듣는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또는 와인을 마시는것 정도의 취미생활은

 

자세히 파고들어가면 그 정보의 양이 한도끝도 없어지지만 그걸 모른다고해서 그것들을 향취하는

 

시도자체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 정도의 일이 무슨 인생을 건 도박이나 사업을

 

벌이는 건 아니잖은가.....음악좀 듣는게 무슨 누구 보증서주는것도 아니고....

 

레드 스패로우즈의 본 앨범도 결국 그런 맥락에서 즐겨볼 수 있다.

 

포스트락은 일단 그 이름부터 뭔가 어렵다. 그리고 저 기나긴 앨범제목은 마치...예술가병걸린 중2병 환자의

 

정서적 유희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누구나 쉬이 느낄 수 있는 서사적인 고독함과

 

차가움이 느껴진다. 앨범자체도 전곡이 하나의 긴 교향곡 느낌이라 마치 한편의 슬픈 느와르 영화를

 

본듯한 느낌마저든다. 물론, 이런 무드나 느낌마저 대중적인 음악스타일에서 흔히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찌됐건 이 비주류한 장르의 레드 스패로우즈 라는 밴드의 음악은 누구에게나 쉽사리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든 차갑고 고독한 그렇지만 웅장한 예술이 주는 다크한 카타르시스를 느껴봤거나

 

그것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면 이 앨범은 그야말로 Best choice 라고 할 수 있다.

 

이런류의 음악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겐 아마 초반부에선 다소 고생할 수 도 있다고 경고하고 싶지만

 

아마 시간이 갈수록 기타세대가 뿜어대는 매우 잔잔하고도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멜로디에 집중하게 될거라

 

자신한다. 왜냐하면 익숙치않은 음악에 대한 공포는 매우 고통스러우나 그속에 언제나 해답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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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venolf
:

 

 

 

Artist : In Flames

Album title : Siren Charms
Label : Hansa Studios
Format : CD
Length : 48:45
Year : 2014
Style : Melodic metal, Alternative metal 
Score : 9 / 10

 

 

 

 

In Flames 의 통산 11번째 정규앨범인 'Siren Charms' 를 발매된지 거진 넉달이 지나서야 듣게됐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 밴드가 걸어온 사운드의 변화위에서 훨씬 더 세련되고

 

능숙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아니 어떻게 이런식의 사운드를 이렇게 소화시킬 수 있는지....

 

하지만 발매이후 평단이나 대중들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처먹고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도 적잖이

 

놀라웠다(본 앨범은 발매후 여러 웹진이나 매거진들로부터 50%를 조금넘는 비루한 성적으로 까이고있다).

 

인 플레임즈는 메탈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한 페이지를 담당하고 있다는데에는

 

모든 메탈팬들이 이견이 없을것이다. 90년대초중반경에 태동한 이른바 '멜로딕 데스메탈' 씬의 형성에

 

이 인 플레임즈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멜로딕 데스메탈하면 스웨덴 예테보리씬을 그 발상지로 보는데,

 

그 예테보리씬에서 이 장르의 탄생을 이끈 Dark Tranquility나 At the Gates 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기때문이다(그리고 몇안돼는 예테보리 메탈씬의 생존자 이기도 하고). 내가 기억하기로 인 플레임즈가

 

본격적으로 욕을 처먹기 시작한건 2004년 발매작인 'Soundtrack to Your Escape' 때부터다(사실, 이들이

 

전형적인 멜로딕 데스메탈 사운드에서 이탈하기 시작한건 2002년작인 'Reroute to Remain' 부터인데 이때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뉴메탈을 한다느니 뽕짝 메탈을 한다느니 하는 억지논란에도 휩싸였다. 

 

여기에서 또 고루한 '배신' 논란이 불거진다. 인 플레임즈 뿐만이 아니다.

 

메탈리카도 비슷한 이유로 욕을 먹었었고 Dimmu Borgir 또한 3집인 'Enthrone Darkness Triumphant' 부터

 

기존의 사운드에 애정을 가졌던 팬들로부터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는 푸념을 들어야했다.

 

Carcass 도 더이상 그라인드 코어를 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자면 그건 다 유치한 애기들이나 하는 땡깡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밴드든 인기가 많아지고 거물이되면 결국은 자기가 하고싶은 음악을 하게되어있다.

 

밴드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가에 대해 뚜렷한 공식같은게 있는건 아니지만 솔직히

 

거물급이라면 다들 그렇게 된다. 그리고 심지어 이 '변절' 코드에 걸려들지 않는 밴드들이라도

 

변하지않는 음악은 없으며, 변하지 않는 뮤지션도 없다. 변하지 않는다면 또 그건 그거대로

 

문제삼을 거리가 된다. 그러니까 좀이라도 알려진 밴드는 변하든 변치않든 욕을 먹는다.

 

걍 뭔짓을 해도 욕은 먹게되어있다. 그냥 세상과 인간이 그런거다.

 

아무리 욕을 처먹었다한들 위에 언급한 밴드들이 이른바 '변절' 논란에 휩싸이고나서

 

기존팬들을 잃는대신 그 몇곱절이나 되는 새 팬들은 얻은것을 보면, 새삼 이 메탈씬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편견어린 시선보다 씬 내부의 소위 '매니아' 라는 계층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게된다. 이들은 종종 몇가지 단어로 밴드들을

 

낙인찍어버리고 메인스트림으로 뻗어나가려는 움직임 자체를 '배신' 내지는 '변절'로

 

규정해버린다. 나는 인 플레임즈도 이 오래묵은 메탈씬 내부의 폐쇄적 사고방식의 희생자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천하의 인 플레임즈니까 얘네들이 만든 음악은 무조건 빨아주고 찬양해야

 

한다는게 아니다. 단지, "인 플레임즈는 OO이어야 한다" 라는 도그마 자체를 깨고 이들의

 

음악을 들어본다면 같은 노래도 다르게 들릴거란 얘기다. 물론, 멜로딕 데스메탈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이 앨범은 없는 호모포비아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하지만 난 설령 인 플레임즈라

 

하더라도 이들이 어떠해야한다는 선입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난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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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Russian Circles 

Album title : Memorial
Label : Sargent House
Format : Digipak
Length : 36:59
Year : 2013
Style : Post-rock 
Score : 10 / 10

 

 

 

나에게 있어 포스트락 3대장(Explosions in the Sky, Russian Circles, Red Sparowes)중 두번째인 '러시안 서클즈'

 

의 앨범리뷰를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쓰게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감개무량 하면서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왜냐하면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밴드중 하나인 이들의....가장 최근작을 이렇게 늦게 리뷰하게된 것에대해

 

나름 자아비판을 하고있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러시안 서클즈는 이제 포스트락 계열에선 명실상부한 거물급이라 봐도 전혀 무리가없고 이 계열

 

밴드들이 모여서 페스티벌을 열거나 할때는 언제나 헤드라이너급인 밴드가 되겠다.

 

포스트락 이라는 장르를 어떠한 사운드로 특정짓는것은 다른 어느 장르의 음악을 특정하는것보다

 

더 어렵다. 이들의 조상격이라고 할 수 있는 Mogwai 나 Godspeed You Black Emperor 같은 밴드들의

 

음악을 들어보아도 러시안 서클즈 스타일상의 접점은 딱히 뚜렷하게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기존의 락장르로 부터 어떠한 형식이나 스타일적인 'Avantgarde' 를 시도한다는것에는 모두 공통적인

 

면모를 보인다. 바로 이것이 포스트락, 그리고 이 장르를 연주하는 밴드들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즉, 다시말해 포스트락의 모든밴드들은 각자 다 하는 음악이 다르고 또한 같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러시안 서클즈도 그들중에서도 아주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밴드라 할 수 있다.

 

러시안 서클즈의 음악은 일단 특징적으로 그 특유의 Atmospheric 한 분위기에 디스토션을 아주 강하게

 

먹인 기타톤,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성, 무겁고 어둡지만 귀에 착착 꽂히는 멜로디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주 차갑다....듣고있자면 심장이 얼어붙을것 같은 차가움이지만 '춥진' 않다.

(쓰면서도 이게 뭔 개소린가 싶다......)

 

그리고 어둡다. 일단 저 위의 앨범커버만 봐도 그렇잖은가.....

 

분명히 밝히지만 '차갑다' 와 '추운' 이란 형용사들은 비슷한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다른 감성이다.

 

솔직히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맞다고 봐야한다....하지만 특히 이런종류...그리고 이밴드의

 

음악을 들을때는 이 '차갑다' 라는 느낌에 주목해야 한다. 감성적인 면에 있어서 '차갑다' 라는것은

 

반드시 어떤종류의 쾌감이나 상쾌함 혹은 포근함을 포함한다. 영하의 겨울날씨에 길을 걸을때 이어폰을 꽂고

 

이들의 음악을 재생해보자. 눈이 조금 쌓여있다면 더 좋다. 겨울의 건조한 대기 덕택에 더 밝게 느껴지는

 

햇빛이나 탁트인 시야, 그리고 그 빛에 반사된 흰 눈은 더 밝아지고 바람은 더 차갑게 느껴지지만

 

이상하게 추위는 줄어든다. 그것이 바로 러시안 서클즈가 선사하는 어둠과 차가움의 미학이다.

 

이런종류의 차가운 감성을 Explosions in the Sky의 'The Earth is not a Cold Dead Place' 앨범에서도

 

느낀적이 있는데 그 앨범은 얘네들보다는 더 밝고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이 어둠과 차가움의 미학을

 

마술처럼 사용하는 또다른 밴드가 바로 다음번에 리뷰할 'Red Sparowes' 이다.

 

여하튼 전반적으로 러시안 서클즈의 음악을 묘사한것 같은데 이 모든것이 결국은 본 앨범 'Memorial'을

 

설명하는 것이된다. 왜냐하면 이 앨범은 러시안 서클즈가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가장 발전된 형태로

 

보여주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앨범전체가 한곡이라고 봐도 좋을정도의 제작완성도와 구성이

 

일품이다. 딱 하나 단점을 꼽자면 러닝타임이 다소 짧아 아쉽다는점.....

 

재밌는 영화가 짧은것 만큼 아쉬운것도 없듯이 이 앨범도 한두곡정도 더 있었다면 하는 바램이다.

 

 

 

 

 

Posted by ven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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