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라는 영화가 정말로 섬뜩했던건 오대수나 이우진이 근친을 해서거나 이우진이 평생을 바쳐서 오대수에게 복수를
했기때문이 아니다. 오대수의 진정한 죄는 이우진의 비밀을 폭로해서가 아니라 우진에게는 바윗덩이 같았던 진실을
자신은 그저 모래알 무게에 불과한 대수롭지 않은것으로 치부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다..
더 소름끼치는 것은 나도 오대수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불편한 진실을 그저 가벼운 모래알 같은 것 쯤으로
매도하진 않았을까 라는 점이다. 그것이 꼭 비밀에 대한 폭로든 아니면 당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었든 그 무엇이었든간에 그로 말미암아 누군가가 나에게 영원과도 같은 원한과 복수심으로
불타오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우 말이다. 영화처럼 나도 오대수처럼 내 악행의 자서전을
한번쯤 써봐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도 그런대로 평범한 인생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저지른 악행이 너무나 많았다고 회고하는걸 보면 뭐 나라고 딱히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악행일기를 쓰든 아니든 단지 그것이 옥중일기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201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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