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켜면 이틀이 멀다하고 보도되는것이 '빗나간 요즘애들'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이었나? 아니면 다른곳 이었나 기억은 안나지만 여하튼 고대유적의 낡은 낙서에도 '요즘애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 라는 글귀가 있다는 식의 고루한 논쟁의 연장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들말대로 요즘애들이
더 지랄같은지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어느쪽이 됐든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언론이 어떤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그 무엇이든 믿을 수 가 없기때문에 스스로 요즘애들이 어떻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진 않다. -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어쨌든 내가 학교다니던 때 보다는 더 대담해지는것 같긴하다. 물론, 그것이 꼭 나쁘다 혹은 좋다의
관점에서 가지는 감상은 아니지만 - 내가 온갖 매체들에서 말하는 요즘애들의 모습에 대해 신뢰할 수 가 없는
이유는 또 다른것이 있다. 개인적인 믿음에 의하면, 언론이란 그들이 현재의 사회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배
카르텔의 사회적'기획' 의 거대한 톱니바퀴들중 한 부속에 불과하다. 그 지배층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방향으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사회를 만들어갈지에 따라 언론의 공격대상과 계층은 변화한다. 쉽게말해, 지금 이 시기의
카르텔이 타겟으로 삼은것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이 이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얻기위해 청소년 문제를 부각시킨건지는 대충이라도 상상이 안되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청소년문제를
사회전반에 공론화 시켜서 공격하기로 결정한것이다. 이건 순전히 내 추측이겠지만 이 가설이 맞다면 요즘애들이
선생님 줘패고 같은반 여자애 잡아다 강제로 떡치는 것들이 보도된 자료를 보고 마치 세상이 내일당장이라도
절단날것처럼 유난떠는건 정말 웃기지도 않은 짓들인것이다. 나도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초,중,고교를 다
다녔던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저런것들은 그당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학교폭력의 역사에서도 얼마든지
있어왔으며 그보다 더 심한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되진 않았었다 - 오히려
그당시엔 중고생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던 휴대전화 문제가 더 큰 사회이슈였다. 그때당시 앞장서서
마치 중학생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면 세상이 망할 징조인것처럼 핏대를 세우던 사람들은 지금 그때를
만약 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 앞서말했듯, 난 그 이유를 지배카르텔의 '기획'의
힘이라고 보고있다. 어찌됐든, 이 사회문제가 '학생인권' 이니 요즘 새롭게 시작되는 '체벌금지조항' 같은
것들과 맞물려서 더욱 큰 논란이 되고있는데, 쉽게말하면 '요즘애들 안그래도 막나가는데 때리지도 못하게 하면
어쩌냐' 라는거다. 12년간 대한민국 공교육현장에서 자라온 수많은 사람들중 한명으로서 이런 온갖 개소리들에
대해 확실하게 한마디 하자면, 육체적처벌은 결국 아무것도 남기는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의 법질서나
공교육기관이 제구실을 거의 못하는 시대와 나라이지만 '학교' 라는 기관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구해야하는
교육적 이상을 고려할때 중요한것은 민주주의 의식과 법치주의의 질서를 교육서비스의 수혜자들에게
감각적으로 익히게 해주는 것이다. 애가 잘못하면 그냥 맞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자기자신, 자기미래, 자기의
주변인까지 피해가 간다는 사실을 절차로써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거다. 그게바로 어릴때부터 몸에 배게
만드는 법치주의의 학습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지금 우리나라교육의 제일 큰 문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체벌을 없애면 그에 상응하는 다른 대응책이 거의 전무하다는데 있는거지
애들 안패는 제도를 만드는게 문제가 아니란말이다. 정말 말도안되는 범죄나 폭력행위같은걸 저지르는 애들은
감방에 보내든가 영구퇴교조치를 시키던가 해야하는거고 걔네 잠깐 팬다고 해결될게 아니란 말을 하고싶은거다.
반대로 정말 궁금한것은....잘못할때마다 그때그때 때리고 패고 한다고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정말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체벌은 그냥 그 순간에 느껴지는 육체적공포일 뿐이다. 그럼 더 쎄게 때리지~~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겠고 어찌보면 효과도 볼 수 있겠다....그런데 그렇게 육체적인 폭력으로 유순해진 애들은
학교내에선 순한양으로 살아갈지 몰라도 걔네가 사회에 나가고 또 자기애를 낳으면 어떻게 되는것인가?
바깥세상은 사람끼리의 육체적 폭력을 용납안하는 질서로 돌아가는데....학교는 그와 다르게 돌아가면 뭘 어쩌란
말인지..'어렸을때는 맞으면서 크고 나중에 어른되면 잘 하면 되는거다' 라고 말하고 싶다면 나중에 되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되받아 쳐주고싶다. 그들이 성인과 거의 근첩한 수준의 법치주의의 감각을 몸으로 못느끼는이상
어른이 되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때문에 체벌로 학교질서를 잡자는건 사실 엄청나게
무책임하고 안일한 대책인것이다. 게다가 개인적 체험을 덫붙이자면, 중고등학교 6년내내 지켜본바에 따르면
소위 학교내에서 좀 노는 부류들은 이 6년이란 세월 내내 학생주임 및 다른 교사들한테 걸핏하면 볼기짝
두드려맞고 온갖 체벌은 다 겪었지만 결국 졸업하는 그날까지 바뀌는 애들은 한명도 없었다. 체벌이라는것도
사람죽을정도로 패는건 불가능한 이상 적응되게 마련이고 결국 늘어나느건 요령과 눈치뿐이다. 물론, 내가본
그들은 사회문제가 될정도로 심각하게 비행을 저지르는 애들은 결코 아니었지만 과연 그보다 더한 애들이
좀 맞는걸로 바뀌리라고 기대하는건 너무 순진한 생각아닌가...짧게 정리하자면 내 생각은 이렇다...사회에서도
말안듣는 사람들 때릴 수 있게 한다면 학교에서도 그렇게 하게 하라고.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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